전날 4명의 공동 선두 대열에 오른 조던 스피스(미국)는 1번홀(파4) 보기로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8번홀(파5) 버디에 이어 짧은 12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여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16번홀(파4)에서 공동 선두를 달리던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가 티 샷 OB(아웃 오브 바운즈)를 내 3타 차 단독 선두가 되면서 무난히 우승컵을 거머쥐는 듯했다. 그러나 스피스는 17번홀(파3)에서 티 샷 실수에 이어 3퍼트까지 보태 2타를 잃으며 위기를 맞았다. 18번홀에서 2온에 성공하고 2퍼트로 버디를 잡았지만 바로 뒤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이 17번홀(파3) 버디를 잡아 1타 차까지 추격해왔다. 존슨은 마지막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4m에 올려 이글 기회를 만들었다. 이글 퍼트를 성공하면 역전 우승, 버디만 해도 다음날 18개 홀 연장승부가 가능한 상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존슨의 이글 퍼트가 홀을 1.2m가량 지나쳤고 버디 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존슨의 실수로 우승을 확정한 스피스는 "나로서는 충격이었다"며 "연장전을 치를 줄 알았는데 더스틴에게는 불운이었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는 4언더파 66타를 몰아쳤지만 스피스에 5타 뒤진 공동 9위(이븐파)로 마감했다. 그레이스는 애덤 스콧(호주) 등과 함께 공동 4위(3언더파)에 자리했다.
지난 2012년 프로에 입문한 스피스는 201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에서 만 19세11개월로 82년 만에 만 20세가 되지 않은 채로 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PGA 투어 우승을 챙기지 못했지만 올 시즌 3월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연장승부 끝에 우승했고 4월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차지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스피스는 자폐증이 있는 열한 살 난 어린 여동생 엘리를 끔찍하게 아끼는 오빠이기도 하다. 프로 전향 후에는 자폐아를 돕는 재단을 설립하기도 한 그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엘리의 오빠이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겸손하게 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