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단기적으론 금리 반등 가능성 염두에 둬야


이재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 최근 1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80%를 넘어섰다. 2년 만기물의 경우도 수익률이 50%를 웃돌고 있다. 이들 국채가 만기 때 받는 것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서 거래되자 시장 내 그리스 정부 디폴트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는 디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다. 다양한 정치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해법은 유동성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유럽의 위기 심화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체감적인 위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글로벌 유동성 확대의 효과로 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 완화가 종료됐지만 이미 글로벌 유동성 공급은 충분히 이뤄지고 잇다. 일례로 일본 대지진 이후에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한 개입 자금은 82조엔 정도로 2차 양적완화(QE2)로 FRB가 공급한 자금보다 컸다. 리스크가 터진 가운데 공급된 유동성이 안전자산으로 쏠리면서 장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사상 처음으로 1% 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 여파로 국내 채권시장 국고채 3년 수익률이 3.3%대로 하락했고 국고채 10년물 수익률도 사상 최저인 3.6%를 기록했다. 유동성 공급과 디플레이션 우려는 국내외 장기채 수익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고 단기간에 포지션을 한 쪽으로 쏠리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8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3%였다. 기저효과에 따라 9월 물가상승률은 낮아질 수 있지만 수요 측 요인에 의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높다. 미국의 물가도 3%대를 웃도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재정위기로 촉발된 금융기관 신용리스크가 완화된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것이고, 기존의 장기물 쏠림이 해소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은 5년물까지 채권 수익률 메리트가 없는 형국이다. 글로벌 리스크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쏠려 있는 포지션의 정리와 함께 금리가 단기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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