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물가ㆍ무역 '쇼크'… 한국경제 난기류

지난달 물가 5.3%나 치솟아<br>4.5% 성장·4% 물가 힘들어<br>8월 무역흑자 간신히 8억弗<br>산업활동도 동력 잃고 삐걱


지구촌을 강타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극복했던 한국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미국경기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차지하는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정부가 제시한 '4.5%' 경제성장률은 물 건너가는 형국이다. 또 8월 소비자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8월(5.6%) 이후 36개월 만에 가장 높은 5.3%까지 치솟으면서 정부 목표치인 '4.0% 물가상승률'도 달성하기가 버거워졌다. 한마디로 갈길 바쁜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를 이탈해 '저성장ㆍ고물가'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가 글로벌 경제 성장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현실에서 하반기 5% 성장은 지난(至難)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인 무역수지가 삐걱거리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에 따라면 지난해 동기 대비 수출은 27.1% 오른 464억 달러, 수입은 29.2% 증가한 456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8억달러에 그친 것이다. 이는 월간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7월의 72억2,300만 달러에 비해 88%나 급감한 것이며 지난해 8월(12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업활동도 동력을 잃고 있다. 광공업 생산이 3개월 만에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전(全)산업 생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7월 광공업 생산은 6월보다 0.4% 감소해 5월(1.7%), 6월(0.9%)의 상승세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변수에 이어 국내 실물경제에도 위험신호가 감지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4.5% 성장률 달성은 힘들어 보인다"며 "대외변수가 더욱 악화될 경우성장률은 3% 중반까지 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은 하향곡선을 그리는 반면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는 5.3% 급등하면서 2008년 8월(5.6%) 이후 3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가격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핵심(core) 물가도 전년동기 대비 4.0% 상승해 2009년 4월(4.2%) 이후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올 들어 8월까지 4.5% 올라 연간 상승률은 정부가 전망한 4.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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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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