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일제하락…닛케이 5.4% 떨어져 9·11이후 최대
아시아증시가 ‘검은 목요일’의 충격에 이어 17일 또다시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53.91포인트(3.19%) 떨어진 1,638.07포인트로 마감해 증시 전문가들이 지지선으로 예상했던 120일 이동평균선인 1,656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15.59포인트(-2.26%) 하락하며 673.48포인트로 주저앉았다. 이날 미국발 신용경색 공포에 갇힌 외국인투자가들이 8,700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하락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제한될 것”이라고 했지만 증시 폭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시아증시도 미국발 ‘2차 쓰나미’로 휘청거렸다. 일본증시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엔화가치 급등이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으로 폭락해 닛케이지수가 무려 874.81포인트(5.42%) 떨어진 1만5,273.68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9ㆍ11테러 다음날인
지난 2001년 9월12일 이후 최대다. 글로벌 증시와 관련이 비교적 적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08.88포인트(2.28%) 하락한 4,656.57포인트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싱가포르 ST지수도 각각 1% 안팎 하락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 같은 급락세는 미국 FRB의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엔ㆍ달러 환율 급락세가 나타나 엔케리 청산에 대한 부담감이 증시를 압박했기 때문”이라며 “엔케리 청산에 따른 한국시장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선진국보다 이머징 증시에서 자금회수 노력이 더 큰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