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어린이 눈높이 맞춘 '표준' 이야기

휴먼&북스 펴냄<br>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서울경제신문사 지음


1999년 9월 궤도를 돌다가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었던 미국의 관측위성(Mars Climate Orbitor)이 최저고도 설정 잘못으로 순식간에 추락했다. 1억 2,500만 달러가 한 순간에 우주먼지가 됐을 뿐 아니라 소중한 과학적 데이터들도 모두 소실됐다. 사고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표준'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NASA는 개발팀들 중 일부는 미터법을, 일부는 미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피트 단위를 사용했던 탓에 생긴 착오로 인한 사고라는 발표를 했다. 우리들은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이처럼 '표준'을 제대로 만들어 지키지 못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재앙을 맞게 될 수도 있다. 휴대폰 제조에 조그마한 표준의 혼선이 있더라도 온 세상의 전파는 뒤죽박죽 된다. 만일 비행기 제조사에서 표준을 등한시 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책은 중요한 표준을 어린이들에게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표준과학교육원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모든 측정의 국가표준을 유지 보급하고 이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기관. 길이ㆍ시간ㆍ전기ㆍ온도ㆍ광도 등 약 150여 개 분야의 표준을 유지 보급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표준을 연구ㆍ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핵심적 분야에서는 유수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기도 하다. 책은 연구원이 가진 표준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터' '데시벨' 등 다양한 표준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특히 이를 새집증후군, 유전자 변형 식품, 대기 오염, 정전기, 혈액검사, 레이저, 유비쿼터스 등 우리가 TV와 신문을 통해 접해온 친근한 '생활 속 과학'에 녹여내 이해를 돕는다. 혹시 과학을 다룬 책이라고 어려운 수식이나 용어가 등장하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우다. '병원에 안 갈래', '샌드위치 백작과 악어 스테이크', '초등역사읽기-위대한 우리 역사 고구려' 등 다양한 어린이책을 집필했던 이향숙씨와 만화가 이병용씨가 저자로 참여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했다. 때문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표준이야기는 봉달이와 아라, 두뇌짱 박사님이 함께 하는 즐거운 모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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