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강세를 나타내자 그룹주 펀드도 모처럼 웃었다. 삼성전자(005930)를 중심으로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여 이들 종목을 편입한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42개 주식형 그룹주 펀드의 1·4분기 평균 수익률은 4.57%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펀드가 투자한 주식 가운데 절반 이상이 특정 그룹의 계열사들이면 그룹주 펀드로 분류된다.
42개 중 38개 상품이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현대차(005380)그룹리딩플러스(대표클래스)'가 지난 1·4분기 10.49%의 수익을 올리며 그룹주 펀드 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이 펀드의 비교지수(벤치마크)인 코스피200이 연초 이후 5%가량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벤치마크 대비 두 배의 성과를 올린 셈이다. 이 펀드는 현대차그룹은 물론 각 업종별로 매출액·영업이익·시가총액 중 하나라도 3위 이내에 속하는 '리딩(leading) 기업'에 장기 투자한다. 현대차그룹 펀드지만 1월 초 기준 삼성전자(14.97%)를 가장 많이 편입하고 기아차(5.14%)와 현대차(4.96%) 등을 담고 있다.
'키움SK그룹우량주플러스'(7.77%), 'NH-CA SK그룹녹색에너지'(6.91%),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6.81%), 'KB삼성&현대차그룹플러스'(6.24%),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5.92%) 등도 코스피200의 상승률을 웃도는 성과를 나타냈다. 1·4분기 그룹별 펀드 성적은 SK(7.34%)·LG(6.94%)·삼성(5.00)·한화(4.68%) 순으로 높았다. 올 들어 SK하이닉스·SK케미칼 등 수출주들의 주가가 부진했지만 SK그룹주 펀드는 SK C&C와 삼성전자의 비중을 높게 유지해 고수익을 실현했다. 1·4분기에 7.77%의 수익을 올린 '키움SK그룹우량주플러스'는 올 1월 초 기준으로 삼성전자(12.19%)를 가장 많이 편입하는 한편 SK C&C(8.17%)는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그룹주 펀드는 부진했다. 지난 1·4분기 마이너스 수익을 올린 4개의 그룹주 펀드 중 3개가 현대그룹주 펀드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그룹플러스'는 1월 초 기준 SK하이닉스(9.52%)·현대글로비스(8.95%), 현대차(7.60%) 등을 대거 담았다가 1·4분기에 -1.11%의 저조한 성적을 냈다. 백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장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 관련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고 외국인의 대형주 매수, 삼성전자 신제품에 대한 긍정적 시장 반응이 그룹주 펀드의 성과를 개선시켰다"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정보기술(IT) 관련주의 투자 비중을 높여나간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