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22일] 박 前대표 앞에서 작아진 尹장관

"생각대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해 보였습니다."(한나라당 A 의원) "윤 장관이 팔짱을 끼지도 않고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답변하더군요."(민주당 B의원)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윤 장관의 답변 자세에 대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윤 장관이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진지한 자세로 답변하는 모습이 놀랍다는 것이다. 오늘은 18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되는 첫날로 각 상임위원회별로 전체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완패한 이후 첫 임시국회가 열려 최대 쟁점인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 천안함 사건 등 대형 이슈를 놓고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하지만 어떤 상임위보다 기획재정위원회는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김성조 기재위원장을 비롯해 소속 의원들뿐만 아니라 윤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두 기관의 공무원들 모두 진지한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18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기재위 소속으로 처음 참석했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의 유력 후보인 박 전 대표의 신고식(?)에 기재위 모든 관계자들이 꽤나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특히 재정부는 박 전 대표가 기재위로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반기 박 전 대표가 활동했던 보건복지가족부에 박 전 대표에 대한 예우를 비롯해 같은 국회의원인 전재희 복지부 장관께서 답변할 때는 어떻게 했냐 등을 사전 조사해 윤 장관에게 보고까지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기재위 의원들이 단연 주목한 것은 윤 장관의 답변 자세였다. 상반기 국회 내내 윤 장관은 팔짱을 끼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자신 있게 웃으면서 답변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일부 의원들은 윤 장관의 불성실한 자세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앞에서는 달랐다. 윤 장관은 팔짱을 끼지 않았다.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역시 고위 공무원도 거물급 인사 앞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왠지 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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