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럽 19세기에 두차례 통화동맹 실패

■ 과거 사례 살펴보니…<br>자국이익 집착·경제력 차이로… 라틴·스칸디나비아 통화동맹 불안한 체제속 수십년만에 해체

통화 동맹, 즉 단일 통화체제의 실패 사례는 상당히 많다. 그만큼 경제발전 수준이나 정치문화적 인식이 다른 나라들끼리 공동의 통화를 사용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유럽은 이미 19세기에 통화동맹의 실패를 경험했다. 1873년에 창설된 스칸디나비아 통화동맹은 1924년에 막을 내렸고, 1865년에 창설된 라틴 통화동맹도 비슷한 시기에 1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종언을 고했다. 또 아프리카에서는 케냐와 탄자니아, 우간다등 세 나라가 1967년에 단일 통화로 실링을 채택했으나, 10년만인 1977년에 제각기 통화 제도로 되돌아간 경험이 있다. 유럽의 라틴 통화동맹은 프랑스, 스위스, 벨기에, 이탈리아등 4개국으로 출발했고, 나중에 그리스가 참여했다. 라틴 동맹은 금과 은을 공동 통화 가치로 설정, 금화와 은화를 주조해 법정 통화로 유통시켰다. 몇 년후 스웨덴과 노르웨이, 덴마크가 스칸디나비아 동맹을 체결, 스칸디나비안 크라운을 단일 통화단위로 채택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각국 정부가 자국 통화를 유지하되, 크라운에 환율을 고정시킴으로써 초기의 유로화 형태를 취했다. 금으로 만든 크라운 동전은 은화 크라운보다 높은 가치를 유지했다. 세나라는 지폐 은행권도 법정 통화로 자유롭게 운영했다. 두 통화 동맹은 아주 불안한 상태를 수 십년간 지속됐다. 두 통화동맹의 붕괴의 원인은 많지만, 결정적으로 1차 대전과 함께 동맹국가간 정치적, 경제적 관계가 무너졌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유럽의 통화동맹에는 정치적 구속이 없었기 때문에 동맹국들은 문제가 생기면 동맹의 이익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해 이기적으로 움직였으며, 각국 국민들도 자신의 이익에 집착했다. 또한 투기꾼들은 동전에 포함된 금이나 은의 함량 차이를 이용한 환투기를 일삼으면서 참가국들의 단일 통화 노력을 무력화시켰다. 경제력의 차이로 각국간 통화가치의 등가성에 틈이 생기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증가했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모든 단일 통화의 노력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지만 과거 여러 주로 분할돼 있었던 미국과 독일의 경우는 통화 통합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또한 과거 통화동맹이 실패했다고 해서 반드시 현재 유럽연합(EU)의 통화인 유로의 실패를 예정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EU가 추구하는 정치적 통합노력이 지연되거나 참가국간 경제력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질 경우 유럽의 통화통합과 유로화는 막다른 운명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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