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그리스 돌발 악재에도… "시장 비교적 선방"


유로존 2차 지원안과 유로존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그리스의 돌발 선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주식 편입비중을 줄였던 기관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 하락폭을 줄인 것이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62포인트(0.61%) 하락한 1,898.0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닷새 만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2차 지원안과 유로존 잔류 여부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는 소식에 장 초반부터 2% 이상 급락한 채 출발했다. 또 지난달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경기지수가 예상밖의 부진을 보인 점, 미국 선물거래회사인 MF글로벌이 유로존 위기 충격으로 파산했다는 소식 등도 주가지수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 때 49.80포인트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기대감과 중국에서의 생산 확대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자동차 등 일부 대형주들이 상승하면서 하락폭이 많이 줄었다. 외국인들이 5일만에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3,510억원을 내다 팔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2,47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고 개인투자자들도 2,000억원 가까이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폭은 미국 뉴욕증시(-2.48%)나 일본증시(-2.21%) 등과 비교해 상당히 선방할 수 있었다. 이날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은 그동안 주식을 많이 편입하지 못했던 기관들이 1,900선 아래에서 우량주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그리스가 국민투표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탈퇴시키는 작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 같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면 단기적으로 충격은 있겠지만 차라리 유로존 자본확충방안이 더 신속하게 마련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리스의 국민투표안 선택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면서 당분간은 유럽 정책 이슈에 따라 증시변동폭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뿐 아니라 주요 20개국(G20)정상회담에서 윤곽이 그려질 자본확충방안, 중국의 유로존 지원 여부 등의 변수들이 증시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G20 정상회담 결과가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유럽 스스로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그리스의 국민투표 선언으로 지난달과 같은 상승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그리스의 변심으로 그동안 유럽 당국이 준비해온 모든 해결방안들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반등기조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증시 불확실성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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