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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전문점 1위인 하이마트 인수전의 윤곽이 드러났다.
2일 유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과 신세계,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와 사모투자펀드 2곳 등 5~6개 업체가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비밀유지계약(NDA:Non Disclosure Agreement)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초 유력인수후보로 꼽혔던 GS리테일은 예상과 달리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M&A업계 관계자는 “NDA는 하이마트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의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인수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롯데가 맨먼저 인수 의향을 밝힌 데 이어 신세계와 홈플러스가 가세했고 사모펀드까지 뛰어들면서 하이마트 잡기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롯데의 경우 롯데마트가 지난해부터 체험형 가전 매장인 디지털파크를 선보이면서 가전 유통에 관심이 높아 마트와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측은 “이날 관련 부서에서 CA를 냈다. 인수하게 되면 롯데 유통망을 활용해 가전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를 운영하는 신세계나 홈플러스 역시 성장세가 둔화되는 대형마트를 대신할만한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인수에 적극적이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가 보유한 가전제품 판매 네트워크를 홈플러스 기존 매장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에 상장해 자금여력이 충분한 만큼 인수 의지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던 GS리테일은 내부적으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의 한 관계자는 “하이마트에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사업성을 검토했지만 인수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번에 매각되는 하이마트의 지분은 유진기업(31.34%)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17.37%), 에이치아이 컨소시엄(5.66%) 지분 등이 포함된 62.25%다.
현재 하이마트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매각 지분 금액만 따지면 1조1,700억원 상당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얹으면 매각 가격이 3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업체로서는 상당한 가격 부담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이마트의 경영권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 가격은 다소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하이마트 측은 지분 매각 발표 당시 선 회장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던 만큼 경영권 문제가 불거져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NDA를 제출한 업체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2월 말 예비 입찰을 실시한다. 3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고 실사를 거친 뒤 올 상반기중에 매각이 완료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