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4일 국회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함으로써 19대 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됐다. 지난달 29일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 이후 약 한달 만에 국회활동이 정상화의 틀을 갖추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것은 상임위 구성이 시간을 끄는 바람에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법안들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는 사이 내수침체는 갈수록 심해지는데다 대외 경기전망까지 나빠져 경제가 내우외환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원 구성을 마친 국회가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를 살린다는 심정으로 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 바란다.
지금 국회에서 사실상 '낮잠'을 자고 있는 경제 활성화 법안은 무려 70여건에 달한다. 특히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내놓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은 관련 산업 체질의 고부가화를 위해서도 처리가 시급한 분야다. 유해시설이 없는 관광숙박 시설을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처리도 서둘러야 한다. 집값 급등 우려 지역에만 분양가상한제를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주택법 개정안이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폐지를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처리도 미뤄서는 안 된다. 온라인을 통한 소액증권 공모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클라우드컴퓨팅 산업 발전법도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입법화가 절실하다.
법안 처리만 바쁜 게 아니다.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도 속히 해소해야 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지연으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갈수록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올 들어 주요 대기업의 해외투자가 벌써 138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경제 활성화 법안 미비와 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자본의 해외이탈을 부추기는 셈이다. 지금 국회는 나라경제 운용과 경기회복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