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성장·신뢰·건전성 3중 위기… 금융산업 기로에 섰다

CD 담합의혹에 실적부진 가계빚·하우스푸어 겹쳐<br>성장이냐, 침체냐 갈림길 새 금융 청사진 마련해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 파문이 발생한 직후 만난 4대 금융지주의 한 전략담당 임원은 "담합의 사실 여부를 떠나 금융위기 후 성장한계에 봉착한 금융사들이 이를 탈피하기 위해 무리한 영업을 해온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결과"라고 고백했다. 단순 이자마진 외에 투자은행(IB) 업무와 수수료 등으로 자산과 이익의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진 외국 은행들과 달리 이익 대부분을 이자마진에 의존하는 상황이 역작용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지도 못하고 해외 M&A도 뜻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성장의 위기에 빠져든 셈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위기의 후폭풍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가계부채 급증, 집값 하락 등이 결부돼 건전성 문제가 겹쳤고 여기에 신뢰 위기까지 닥치면서 ▦성장 ▦신뢰 ▦건전성이라는 3중고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 금융산업이 '성장이냐, 장기 침체냐'의 중요한 기로에 섰다.


당장 계속되는 저금리에 이익이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ㆍ4분기 2.35%에서 올 2ㆍ4분기 2.13%로 내려앉았다. 보험사 자산운용 수익률은 4% 초반까지 떨어졌고 카드사는 수수료 문제 등이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기사



문제는 앞으로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911조원으로 늘었고 이 와중에 집값이 떨어지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넘긴 대출규모만도 44조원에 이른다. 해외 진출이나 M&A 등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하지만 글로벌 위기에 이 또한 쉽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장은 "지금의 금융산업 여건은 글로벌 위기 이후보다 더 어렵다"며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방향이 담긴 보다 큰 그림의 블루프린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