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 초대석]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대담:황인선 정치부장 his@sed.co.kr<br>"경제회복, 기업중심 성장정책이 해법"<br>기업 잘못 수사하되 자유로운 경영활동 보장<br>출자총액제한·금산분리등 규제 당장 없애야<br>지방선거서 승리, 정권교체 출발점으로 삼을것


[월요 초대석]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대담:황인선 정치부장 his@sed.co.kr"경제회복, 기업중심 성장정책이 해법"기업 잘못 수사하되 자유로운 경영활동 보장출자총액제한·금산분리등 규제 당장 없애야지방선거서 승리, 정권교체 출발점으로 삼을것 정리=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국가 이념은 수레바퀴가 잘 돌아가게 하는 축이고 각종 정책은 바퀴의 살입니다. 정부 축은 반시장적인데 살과 잘 맞아떨어질 리가 있겠어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6일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가 기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기업인들이 신나게 기업활동을 하도록 할 때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수준의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대책만이 경제회복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며 “나눠줄 게 없는데 서민들에게 뭘 나눠주겠다는 건지”라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박 대표는 또 최근 현대차그룹 등 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잘못은 조사하되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박 대표는 이번 5ㆍ31 지방선거 승리를 정권교체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여성 지도자가 세계적 추세”라며 대권에 대한 본격적인 시동을 예고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한나라당의 전략과 목표를 말씀해주십시오.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교체의 시작으로 삼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민생현장을 다니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왔는데 경제를 살리고 교육을 살리는 지름길은 정권교체라는 말뿐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런 국민들의 열망을 받들어 올해는 이 정권을 심판하고 내년에는 이 정권을 교체해 반드시 국민들이 원하는 선진한국을 만들겠습니다. 다만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 몇 석을 얻겠다는 목표를 얘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입니다. -선거전에 앞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대표회담을 갖고 공정선거와 효율적인 선거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없는지요. ▦(만나도) 별로 국민들이 안심하지도 않을 거예요. 아유, 저래봤자 지켜지지도 않을 거야,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이미 2004년 만나 약속한 게 있는데 그때도 상생정치하자, 민생과 관련 없는 일에 당리당략으로 국민을 피곤하게 하지 말자고 했었죠. 그런데 정 의장 경선과정을 보면 전혀 안 지키고 있습니다. 만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약속을 했으면 실천을 해야지 백번 만나면 뭐합니까. 국민에 대한 약속을 누가 지키고 실천해가느냐는 것은 국민들이 선거로 판단해줄 겁니다. -최근 현대차 등 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대대수 기업인은 떨고 있으며 국민은 매우 불안합니다. 야당 대표로서 검찰의 기업 수사에 대한 입장을 들려주십시오. ▦어떤 기업이든 몰랐던 잘못이 발각되면 검찰에서 당연히 수사해야 하고 봐줄 수는 없지요. 하지만 권력의 압력에 의해 검찰이 수사를 하기도, 안 하기도 한다면 이는 국민들이 알 거라고 생각해요. 검찰은 이런 의혹을 추호도 받지 않기 위해 정정당당해야 합니다. 물론 기업의 잘못에 대한 수사는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 정권이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줬냐, 그게 아니다 이거죠. 평소에 쓸데없는 규제로 기업활동을 제대로 못하도록 해놓지 않았습니까.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산분리 폐지 등을 주장하셨습니다. 기업 규제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시죠.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하고 국제 기준에 따라가야 합니다. 국제 자본은 국내에 들락날락하는데 그럼 우리 기업들은 어떡하라는 말입니까. 론스타 사건도 물론 국부유출, 또 외환은행 매각과정 등을 철저히 수사해야 하지만 그것으로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요. 우리 기업들은 손발이 묶이고 외국자본은 자유롭게 들락거리면 우리 부실기업을 인수할 곳은 외국자본밖에 없잖아요. 따라서 우리 기업들에 대한 출총제ㆍ금산분리 등 규제를 당장 없애야 합니다. 경제하고 국가 이념하고를 별개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게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국가 근본이념이 얼마나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느냐 인식해야 합니다. 근본이념이란 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이런 것 아니겠어요. 국가 이념이 수레바퀴가 잘 돌아가게 하는 축이라면 각종 정책은 바퀴의 살입니다. 살이 축과 반대라면, 반시장적 정책이라면 실패는 뻔하고 축과 살이 일관될 때 수레가 잘 돌아가면서 국가가 혼란 없이 갈 겁니다. 그런데 정부는 말로는 시장경제 한다고 하면서 반시장적 규제는 풀고 있지 않습니다. 정책이 혼돈스럽고 기업도 위축되는 것입니다. -양극화의 원인과 해소방안도 그런 방향에서 봐야 합니까. ▦경제활성화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업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세금을 거둬서 나눠주고 또 일자리를 만들어줘도 오래 갈 수가 없잖아요. 기업이 안심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들은 또 일자리가 생기니 소비를 하게 되고, 기업은 번 돈으로 다시 투자를 하고, 이렇게 돌아가도록 해주는 게 정부가 할 일입니다. 지금 기업들이 돈이 없어서 투자를 안 하는 게 아닙니다. 정책이 반시장적이고 불안하고 기업 규제를 많이 하니까 불안해서 투자를 못합니다. 정치 공세를 하니까 기업들이 쪼그라들어서 아무 것도 못하죠. 결국 기업활동을 보장하는 성장정책이 양극화 해소의 답입니다.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복지란 말이 있잖아요. 만날 나눠준다 하는데 성장도 없이 뭘 나눠주겠다는 거예요, 다 같이 못살자는 거예요? 경제실패 책임을 만날 앞선 정권 탓으로 넘기려 하니 이 정부의 무능이 드러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성장이 안됨으로써 고통받는 건 결국 빈곤층과 서민입니다. -‘박정희=경제발전’ ‘김영삼=군부종식’ ‘김대중=외환위기 극복 ’ 등 역대 대통령마다 특유의 간판 업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 대표가 희망하는 국가지도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지금 국민이 갈등과 분열에 빠져 있습니다. 이래서는 절대로 경제를 살릴 수 없습니다. 다시 도약하고 선진국으로, 3만달러 시대로 가자, 국민 마음이 모아져야 경제발전이 가능하고 그 전제조건이거든요. 국민화합을 이뤄 3만달러 시대의 선진한국을 이루고 싶은 게 소망입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여성 대통령 등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있어요. 어떤 식으로 이를 해결하실 건지, 차기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면 좋겠습니까. ▦(웃음) 꼭 제 얘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들어주세요. 많은 여성 지도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훌륭하게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는 여성 지도자들이 있고 이는 세계적 추세죠. 우리 여성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여성이면 곤란하다, 이런 편견이 국민들 사이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남성이 주도해온 사회고 정치니까요. 그럼 하나 묻겠습니다. 남성이 (대통령) 하면 불안하지 않고 편했나요. 그러면 앞으로도 남성이 계속하면 되죠. (웃음) 현 정권은 끝없는 분열과 갈등으로 국민들을 편가르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고 있습니다. 다음 대선에서도 이 정권이 정권을 연장한다면 국민들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차기 대통령의 덕목은 국민통합과 민생안정을 이루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바른 개혁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해요. -노무현 정부 후반기에 임하는 한나라당의 큰 틀의 전략을 말씀해주시죠. ▦지금까지 해온 것과 크게 기조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달라진 것은 우리가 제2당이 된 겁니다. 저쪽(여당)과 경제 교육 노선과 철학이 다르고 수 대결에서 우리 뜻을 이루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여당이 정책을 주도하지만 이것은 안된다, 꾸준히 말했고 국민은 이런 내용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판단할 것입니다. 대선에서 어느 길이 선진한국으로 가는 길인지 판단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그런 방향에서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대중성' 앞세워 탈당사태 4년만에 유력한 대선주자로 지난 2002년 당시 박근혜 부총재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까지만 해도 '이제 박근혜는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최대 지지기반인 대구ㆍ경북 표심도 등을 돌리고 있었고 복당 이후에도 당내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2년 후 그는 화려하게 한나라당으로 돌아왔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차떼기, 탄핵당'으로 찍혀 완전히 절망적이던 한나라당은 필사적으로 박근혜 대표에게 매달렸다. 박 대표 최강의 무기인 '대중성'은 여기서 처음 확인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이자 고 육영수 여사를 너무도 닮은 박 대표는 손에 붕대를 감아야 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악수했고 그때마다 구름처럼 인파가 몰렸다. 당 자체 시뮬레이션에서 50석 정도 건질 수 있다는 예측치가 나왔지만 박 대표 비상체제 가동 이후 개헌저지선 100석을 훨씬 뛰어넘는 121석을 얻어 한나라당은 기사회생했다. 박 대표 전성기가 전개되는 순간이었다. 지금 한나라당 의원들 중 그에게 빚이 없는 이는 단 한명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박 대표는 그 해 대표로 재신임받으며 대권으로 가는 길로 '당권'이라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그 이후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았고 사학법 개정에 장외 투쟁까지 벌이는 등 여당과의 대척점 한가운데에 섰다. 그는 이제 이명박 서울시장 등과 함께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마지막 남은 '숙제'는 오는 5월 지방선거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날개를 달 것이고 이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 특유의 '개인기'를 가동할 것이다. 7월 새 대표가 선출되면 본격화할 대권행보가 궁금해진다. 당무엔 '무서운 대표'지만 퇴근하면 '부드러운 고모'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위대한 고립'을 자처한 엄격한 당직자다. 그러나 일단 퇴근하면 조카 치아 수를 세며 신기해하는 부드러운 고모다. 그는 계보정치를 기피한다. 심지어 확실한 박 대표 쪽 인물은 자택을 지키는 경비요원 두 사람밖에 없다는 '뼈 있는' 농담까지 나온다. 박 대표는 "계파나 파벌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무에서 제법 '무서운' 대표 쪽에 속한다. 주요 당직자에 의하면 보고내용이 마음에 들면 상의를 하지만 "네"라고 짧게 답하면 그 내용은 '폐기처분'된 것. 정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목조목 따지는데 여기서 보고자가 눈치 있게 수긍하면 아무 일 없지만 계속 보고내용을 고집하면 20여분 이상 '정신교육'이 이어질 때도 있다는 게 일부 주요 당직자들의 뒷얘기. 반면 퇴근하면 여느 중년 여성과 다름없다. 박 대표는 조카의 사진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볼 때마다 잘 자라고 있어 우리 가족 모두의 큰 기쁨"이라며 웃었다. "최근에 보니까 치아도 두 개나 났더라"고 자랑했다. 박 대표는 "바쁜 일정 탓에 항상 잠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짬을 내 기사검색도 하고 미니홈피 관리에 여념이 없는 '열혈 네티즌'이기도 하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끔 자료집 등에 여백으로 붙어 있는 백지를 뜯어내 가방에 집어넣곤 한다. 박 대표는 "백지가 깨끗한데 그냥 버리기가 너무 아까워 메모지로 쓴다"고 말했다. ◇약력 ▦52년 서울 출생 ▦성심여고ㆍ서강대 전자공학과 ▦74~79년 퍼스트레이디 대행 ▦74~80년 걸스카웃연맹 명예총재 ▦82~91년 육영재단ㆍ영남대학교 이사장 ▦94~2005년 정수장학회 이사장 ▦98~2002년 한나라당 부총재 ▦2002년 미래연합 대표 ▦98년~현재 제15, 16, 17대 국회의원 ▦2004년~현재 한나라당 대표 입력시간 : 2006/04/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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