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칫솔 사용법, 오래 사용땐 치아 표면 마모…칫솔모 2~3달마다 바꿔줘야
| 잘못된 전동칫솔 사용법이 치아와 잇몸을 손상시킬 수 있다. 전동칫솔을 사용할 때는 2ㆍ3ㆍ2(하루 2번, 식사후 3분이내, 2분간)요법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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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정균(38)씨는 최근 전동칫솔을 사용한 후 치과에서 때운 지 얼마 안된 치아의 레진(충치 및 파손된 치아 치료시 사용되는 치아 보충물)이 연거푸 3번이나 떨어졌다. 치아에 무리한 압력을 가해 전동칫솔을 사용하다 보니 레진이 힘을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버린 것이다.
최근 전동칫솔 업계에 따르면 일반인 10명중 1명 꼴로 전동칫솔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칫솔 사용자가 늘면서 잘못된 사용방법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안홍헌 강남 이롬치과 원장은 "저가의 불량제품을 쓰다가 칫솔 머리 윗부분에 튀어나온 금속조각이 진동하면서 치아가 깨져 방문한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잘 쓰면 치아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잘 못 쓰면 오히려 해가 되는 전동칫솔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전동칫솔에는 2ㆍ3ㆍ2 요법=전동칫솔을 일반칫솔처럼 3ㆍ3ㆍ3(하루3번, 식사후 3분이내, 3분간 양치)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요즘은 4ㆍ3ㆍ3으로 취침전에 한번 더 사용하는 것을 권장키도 한다)
전동칫솔을 지나치게 자주 오랜시간 사용하면 치아 표면이 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동칫솔은 2ㆍ3ㆍ2(하루2번, 3분이내, 2분간)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아침, 저녁으로 집에서는 전동칫솔을 사용하고 직장에서의 점심식사 후에는 일반 칫솔을 사용해 주면 치아 및 잇몸손상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전동칫솔 사용자들 가운데에는 일반칫솔 사용시 상쾌함이 덜 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 일반칫솔질 후 구강청청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또한 한번 양치시 전동칫솔 사용시간은 2분정도가 좋다. 윗니의 안쪽, 바깥쪽 30초씩, 아랫이빨의 안쪽, 바깥쪽 30초씩을 기준으로 보통 치아 하나당 4~5초정도의 시간으로 양치를 하면 적당하다.
◇칫솔모 교체는 2~3개월마다=칫솔모 교체는 일반칫솔모와 마찬가지로 2~3개월마다 해주는 것이 좋다. 전동칫솔의 경우 1분당 7,000~8,000번의 회전을 하며 치아에 접촉하기 때문에 칫솔모 교환을 제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사용하게 되면 칫솔모가 벌어지면서 치태 제거력이 떨어지고 무리한 힘을 가하게 되어 치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교체시기를 무시하고 계속 사용하다 보면 칫솔모에 충치균과 잇몸질환균 등 구강세균이 증식하게 된다. 이런 구강세균은 물로 깨끗이 씻고 털어도 잘 없어지지 않아 결국 충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자외선 칫솔 살균기에 칫솔을 넣어 보관하면 세균발생을 줄일 수 있어 좋다. 다만 뜨거운 열이 발생되는 살균기에 넣으려면 전동칫솔에 있는 플라스틱 부품이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칫솔모만 따로 분리해 넣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기존 로터리방식(원형으로 회전하는 것)과는 다른 상하 진동형 방식의 칫솔 중에는 초연질모재질로 만들어져 마모율 감소로 교체기간이 늘어난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당뇨환자ㆍ치주질환자 잇몸손상 주의=치주질환자나 당뇨환자는 전동칫솔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치주질환자의 경우 염증으로 인해 잇몸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양 방향으로 회전하는 전동칫솔을 무리해서 사용할 경우, 잇몸에 상처를 입히는 등 잇몸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면역력이 약한 당뇨환자나 잇몸수술을 한 지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치주질환자의 경우에는 구강 내 작은 상처에도 쉽게 감염되고 치유능력도 떨어질 수 있으므로 치과전문의와 상담 후 전동칫솔 사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린 증상 나타나면 마모증 의심=전동칫솔은 원래 장애자나 노인, 어린이처럼 손목에 힘이 없고 칫솔질을 할 만큼 손재주가 뛰어나지 못한 사람이 적은 힘으로도 효과적으로 양치질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평소 일반 칫솔로 닦듯이 손목에 힘을 주고 전동칫솔을 사용하다 보면 치아마모나 잇몸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강력한 진동과 회전운동을 하는 전동칫솔을 오랜 시간 힘주어 사용하면 단단한 치아 겉 부분인 법랑질이 마모돼 치경부(치아와 잇몸사이 경사진 부분)의 마모를 일으킬 수 있다.
치경부 마모증은 원래 좌우로 세게 빡빡 문질러 닦는 칫솔질 습관을 들인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전동칫솔 사용 시 힘 조절이나 칫솔질 시간 배분이 안 돼도 생길 수 있다. 마모증이 생기면 찬 것이나 뜨거운 음식,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린이 증상이 나타난다.
전동칫솔 사용 후 시린 이 증상이 나타났다면 그대로 계속 사용하지 말고, 치과에 가서 치아검진을 받고 올바른 전동칫솔질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또한 타이머기능이나 압력센서 등의 보호기능이 있는 전동칫솔로 바꾸어 주는 것도 좋다.
◇치석제거위해 치실 등 병행 사용해야=하지만 좋은 전동칫솔로 아무리 양치를 잘 한다 하더라도 치아 사이 잔여물 제거와 치아와 잇몸사이 단단하게 굳은 치석덩어리를 제거하기엔 역부족이다.
안홍원 원장은 “전동칫솔을 사용하더라도 치아 사이 음식물찌꺼기 제거를 위해서는 하루에 한번 워터픽(치아사이 낀 음식물 제거에 사용되는 물 분사 세정기)이나 치실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치석은 전동칫솔로 완벽히 제거가 안 되므로 정기적 스케일링해 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