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협상서 일괄타결 '디딤돌' 놓기

1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FTA 6차 협상에서 김종훈(오른쪽) 한국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웬디 커틀러 한미 FTA 미측 수석대표가 무역촉진권한(TPA) 만료 전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면서 15일 막이 오른 한미 FTA 6차협상은 다음달 전체 협상 타결을 위한 동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6차협상 기간 동안 양국 수석대표간 고위급 협의를 바탕으로 무역구제와 자동차ㆍ의약품 빅딜의 밑그림을 만들고 대부분의 일반쟁점에 대한 합의를 만들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뼛조각 쇠고기’ 문제가 향후 어떻게 진전될지가 순조로운 협상 타결의 키를 쥐고 있다. 지난 연말 우리 측 반덤핑 제재 완화 5대 요구사항이 거부돼 무역구제와 자동차ㆍ의약품 협상이 중단됐지만 고위급 협의에서 패키지 딜을 시도하며 협상의 급진전을 모색하고 있다. 커틀러 대표는 “김종훈 대표와 무역구제ㆍ자동차ㆍ의약품 등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괄적이고 고품질의 FTA 협정을 맺는 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측은 이미 반덤핑 제재 완화와 관련해 일부 양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요구사항 중 미측이 법개정이 필요한 1개 사안을 빼고는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한 것. 미측은 대신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국내 자동차 세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미측이 반덤핑 분야 5대 요구사안을 모두 수용하거나 무역구제에서 우리 측의 추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인다면 의약품까지 연계해 빅딜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협상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빅딜의 최종 결정은 농산물 및 섬유시장 개방, 개성공단 문제 등 다른 핵심쟁점들과 함께 다음달 7차협상에서 일괄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커틀러 대표는 “6차협상 이후에 고위급 회담이 잦아질 것”이라며 일괄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협상 시한과 관련해 미측이 내년 3월 TPA 시한 전까지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이날 못박은 것과도 연관이 있다. 미측은 TPA가 연장이 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한미 FTA 협상은 적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며 TPA 시한 내 협상타결이 필요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 정부 협상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측이 협정문의 법률화 작업 등에 2~3주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월 말까지 협상을 끝내길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월까지 뼛조각 쇠고기의 위생ㆍ검역 문제가 순조롭게 타결될 수 있을지 여부가 한미 FTA 협상 타결의 최대 변수다. 미측은 작은 뼛조각 때문에 전체 쇠고기 수출이 중단된 것에 강력반발하며 뼛조각 크기 등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커틀러 대표는 “쇠고기 문제 해결이 FTA를 현실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김종훈 대표도 “쇠고기 문제가 한미 FTA 협상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