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하나TV, 법규정 마련부터

하나로텔레콤이 TV 포털 서비스 ‘하나TV’를 인터넷망 사업자인 LG파워콤과 지역케이블 TV 방송국(SO)이 차단한 것을 두고 민형사 소송 및 행정기관 제소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케이블TV 업계에서는 ‘하나TV’가 불법이라며 방송위원회의 유권해석까지 첨부해 하나로텔레콤에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사업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가입자들에게 큰 혼란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가입한 방송이 불법방송이라면 시청자들이 느낄 당혹감은 물론이려니와 일시에 방송이 중지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로텔레콤은 방송 주무기관인 방송위원회가 ‘하나TV’를 현행법상 문제가 있는 서비스라고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개월여 동안 아랑곳하지 않고 서비스를 계속해왔다. SO들의 법적대응은 현재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미디어 규제의 큰 틀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여서 사업자간 법적다툼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TV와 같은 TV 포털 서비스는 셋톱박스와 같은 별도기기를 부착, TV 수상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케이블TV 등 기존 유료방송을 허가받은 사업자들의 서비스 형태와 다르지 않다. 동일한 서비스에 대해 동일한 법적 규제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SO들은 이러한 법적 근거에 따라 ‘하나TV’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며 하나TV를 차단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기간통신사업자인 SO들이 불법을 방치하는 셈일지도 모른다. 또한 멀쩡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이용약관(타사의 별도기기 부착) 위반자로 만들어버리는 등 연쇄적 혼란도 가중된다. 케이블 업계 입장에서 볼 때는 다운로드 방식의 하나TV가 지속적인 트래픽 증가를 유발한다면 SO는 막대한 네트워크 추가 투자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하나로텔레콤은 SO와 설비이용계약도 체결돼 있지 않으며 망 사용료도 별도 지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도 성격이 다른 여타 인터넷 포털 서비스의 예를 들며 부당한 차별이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나로텔레콤은 무리한 TV 포털 서비스보다는 방송ㆍ통신융합 법제 정비가 완료됐을 때 합법적인 서비스로 시청자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경쟁사업자들에게 책임을 넘기며 여론을 몰아가는 등 혼탁한 상황을 만들어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는 결국 전체 방송통신 산업은 물론 자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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