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흡수율 낮은 국내제품 유리… 외국사 반발 클듯

■ 휴대폰 전자파 등급제 내년 8월 세계 첫 시행<br>국산 휴대폰 대부분 1등급 판정<br>외산제품은 최대 6배 높게 나와<br>수치 낮추려면 추가 비용 발생<br>엄격한 기준에 해외업체 타격



정부가 내년 8월부터 휴대전화 전자파 등급제를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상대적으로 전자파 흡수율(SAR)이 낮은 국내 제품이 유리할 전망이다. 또 전자파흡수율을 낮추기 위해선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외국업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국립전파연구원이 휴대전화에 대한 전자파흡수율을 측정해 결과를 발표하고 매번 새 제품이 나올 때마다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당시 2009년부터 2012년 5월까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인증 받은 27개 업체 366개 모델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의 흡수율이 낮았고, 애플ㆍ모토로라 등 해외 업체는 높게 나왔다. 제품별로 격차가 최대 6배 가까이 벌어졌다.


정부가 전자파 흡수율 기준을 국제기준보다 엄격한 1.6W/kg으로 가이드 라인으로 정했기 때문에 이 기준을 초과하는 제품은 없다. 그러나 1등급과 2등급을 나누는 0.8W/kg을 사이에 두고 관련 제품간에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립전파연구원이 발표한 주요 26개 제품의 전자파 흡수율을 보면, 삼성 갤럭시S2(KT)가 0.24W/kg로 가장 낮았고 삼성 갤럭시 노트(LG유플러스)는 0.269W/kg로 0.2%대를 기록했다. 반면 아이폰4S 1.05W/kg, 아이폰3GS 1.18W/kg, 모토로라 아트릭스 1.08W/kg, 모토로라 레이저 1.38W/kg 등 아이폰과 모토로라 제품은 1.0W/kg을 넘어선 제품이 많았다. 애플처럼 단일 제품 모델을 갖고 있는 경우는 전자파 등급제 여파가 클 수 밖에 없다.


등급별로는 1등급에 들어가는 제품이 26개 중 14개로 이중 HTC 두 제품을 제외한 12개가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품이었다. 반면 2등급인 12개 제품에는 모토로라와 애플, HTC 등 외국 제품이 7개로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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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내 제품의 상대적 강세와 외국사의 반발을 예상한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전자파 흡수율에 있어서 국내 제품이 상대적으로 외국 제품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해놓고, 1ㆍ2등급으로 나누는 것에 대해 외국사들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는 전자파 흡수율을 낮추기 위해 추가 비용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학태 국립전파연구원 연구관은 "전자파 흡수율을 낮추기 위해선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 업체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라며 "디자인이나 성능 등 다른 많은 고려 요소 외에 전자파 흡수율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전자파 흡수율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한 전자파 전문가는 "전자파 흡수율 검사 자체에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고 0.8W/kg을 기준으로 1등급과 2등급을 나누는 명확한 이유도 제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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