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여론전이 뜨겁다. 서로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마저 묻어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 전 총리의 변수가 양쪽 모두에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한나라당은 26일 공소사실과 별개로 한 전 총리에 대한 도덕성 공격에 나섰다.
정미경 한나라당 대변인은 곽영욱 전 사장의 66만원짜리 제주 골프빌리지를 26일간 이용했다는 검찰 주장을 인용하면서 "거짓말도 반복하다 보면 뻔한 사실도 아니라고 우기게 된다"면서 "검찰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도움으로 골프 빌리지를 이용하고 골프를 쳤다는 증거를 찾아냈고 두 사람이 보통 사이가 아니고 특별한 관계였음이 드러났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골프장에서 골프도 안 치고 골프 치는 사람을 따라다니는 사람이 실제로 있나"라고 한 정 총리 측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도 의심했다.
그간 한나라당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라는 이유로 한 전 총리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서울시장 예비후보군으로 한 전 총리의 경쟁자를 자임하는 나경원 의원이 최근 여러 방송에 출연해 "유ㆍ무죄와 상관없이 한 전 총리의 도덕성에 많이 흠집이 났다"는 수준이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정 대변인의 공격을 시작으로 한나라당이 본격적으로 한 전 총리에 대한 도덕성 흠집내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검찰이 재판 막판 골프비 대납 문제 등 새로운 사실을 거론하자 "대세가 기울자 악의적 흠집내기에 나섰다"고 반박하는 등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검찰이 무리한 기소가 속속 진실로 밝혀지면서 어려운 처지에 빠지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며 "사실을 호도, 왜곡하는 검찰의 행태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