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유럽에서 원전의 미래를 묻다] "산업시찰·안전성 교육 강화"

"무너진 원전 신뢰성 회복해야"<br>이재환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산안토니오 FORATOM 사무총장 대담

이재환(오른쪽)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과 산티아고 산안토니오 유럽원자력산업포럼(FORATOM) 사무총장이 브뤼셀의 FORATOM 사무실에서 대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원자력문화재단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세계가 원전산업을 재점검하고 있다. 그 중 유럽연합(EU)은 정상회의를 통해 모든 원전시설의 정밀 안전진단을 연내 시행하기로 했다. 이산화탄소(CO2) 감축과 전력공급을 위한 원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차제에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거하겠다는 뜻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이에 지난달 26일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원자력산업포럼(FORATOM)을 방문해 이재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과 산티아고 산안토니오 FORATOM 사무총장을 만나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파장과 유럽의 대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FORATOM에는 유럽 전역 16개 회원국, 80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재환 이사장=최근 EU 집행위에서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연내 스트레스테스트, 즉 안전진단을 하기로 합의했지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산안토니오 사무총장=유럽 국가들은 안전성을 재평가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태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어 모두 분석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스트레스테스트라는 용어가 바른지는 모르겠습니다. 위험요인과 안전성을 재평가하는 테스트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이사장=유럽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각국의 입장이 판이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산안토니오 총장=일부 국가들은 오염물질이 여기까지 미칠 수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면서 원전을 폐쇄해야 한다고 극단적인 입장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원전의 안전성은 철저하게 감시되고 있습니다. ▦이 이사장=그래도 환경운동가나 반핵운동가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발언이 끊이지 않습니다. 원전반대운동이 증폭될 가능성도 나옵니다. 각 회원국에 어떠한 권고를 하고 있습니까. ▦산안토니오 총장=아시다시피 안전성은 중요한 우선과제입니다. 하지만 정책결정자인 정치인들의 의견이 너무 비관적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집행위원장에게 서신을 보내 기존에도 원자력은 안전성이 최고 우선순위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잘못된 메시지가 여론을 잘못 이끌기 때문입니다. ▦이 이사장=이번 후쿠시마 사고는 지진으로 비롯됐습니다. 대비책은 어떻습니까. ▦산안토니오 총장=당연히 장소에 따라 어떤 지진 강도가 있을지 예측해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정전이나 홍수 등의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번 사고 때문에 요구조건 자체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현재에서 최대 두 배 가까이 올릴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러나 적합한 이유 없이 요구조건을 강화할 확률도 높습니다. ▦이 이사장=한국의 강점 중 하나는 원전 이용률입니다. 말레이시아ㆍ태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찾아와 안전하게 운영된다는 것을 보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고로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떨어질 우려가 높은데요. 어떠한 방향으로 해결하면 좋을까요. ▦산안토니오 총장=유럽의 경우 일본 사고 이전에는 CO2 감축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주요 이슈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안전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여론의 신뢰성을 다시 확보할 필요가 높아졌습니다. 투명한 방법으로 시민들을 초청해 산업시찰을 하고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종의 변환기입니다. 사고에 대한 최종 결과물이 나온 뒤에 움직여야겠지요. 위기상황에 있을 때 판단하면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태가 진행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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