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이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국내건설업체는 지난해 109억달러의 해외건설을 수주한데 이어 올해는 140억달러의 수주를 목표로 뛰고 있어 해외건설 붐이 기대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는 1997년 140억달러를 피크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올해 140억달러의 수주 목표는 제2의 중동건설 붐을 예고하는 것이지만 전문 인력부족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건설업계는 현 추세라면 올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은 물론 앞으로 5년 정도는 해외건설경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로 중동에 오일달러가 넘쳐 흐르는데다 산유국들이 1970년대 오일쇼크 때와는 달리 해수담수화 및 정유공장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시설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연말에 사우디에서 8억5,000만달러에 세계 최대 담수플랜트를 수주한 것이 좋은 예다.
현재 해외건설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 달러 박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토목공사가 중심을 이뤘던 1970~80년대와 달리 고부가가치의 플랜트 공사가 80%를 차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산유국들이 앞으로 700억~1,000억달러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계속 발주할 것으로 예상돼 중동은 이를 수주하기 위한 각국 건설업체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국내건설업체가 토목공사 보다 고부가가치의 플랜트 건설 등으로 방향전환을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정유공장ㆍ발전소 건설 등의 전문인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 때 해외건설이 주춤하자 인력양성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간의 과당경쟁 못지않게 인력 쟁탈전이 심각한 상황으로 대책이 요구된다.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ㆍ설계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부가가치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보제공, 금융지원과 함께 인력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도 이를 인식해 지난해 11월 하순 이해찬 총리가 중동순방을 한 바 있지만, 정부의 이 같은 지원과 업계의 인재양성 등의 노력이 어울린다면 중동특수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