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재고 '눈덩이'
철강등 주요업종 감산·수출독려 비상
기업들이 재고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철강ㆍ자동차ㆍ섬유ㆍ가전ㆍ유화 등 국내 주력업종들이 내수침체에 따라 넘쳐나는 재고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철강업계는 최근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출하부진으로 재고가 평상시의 2배로 늘어나자 감산에 나서는 등 재고관리에 들어갔다.
포항제출은 수출을 독려하고 있으며 인천제철은 아예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동부제강은 더 이상 제품을 쌓아둘 창고가 없어 야적이 불가피한 상태이며 동국제강은 내년 1월부터 감산을 고려하고 있으며 한보철강은 부분적인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 3ㆍ4분기부터 재고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내년 1ㆍ4분기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도 지난 8월부터 내수판매와 수출이 급격히 줄면서 적정 재고량인 5만5,000대보다 1만대 많은 6만5,000대의 재고가 쌓여 이를 처리하는 것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대우차가 감산에 들어갔으며 현대와 기아는 수출확대에 힘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와함께 내수확대를 위해 다양한 할인 및 할부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유화업계는 주력품인 고밀도 폴리 에틸렌(HDPE)의 재고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어 수출을 늘리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재고를 15%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 10월부터 호남석유화학과 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대한유화 등이 감산에 들어갔다.
TVㆍ냉장고 등 가전의 경우는 다른 소비재보다 훨씬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소비가 저가품으로 몰리면서 고급형인 완전평면 TV 등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
용산 나진상가에서 삼성 대리점을 운영하는 도한익씨는 "최근 가전제품 판매량은 예년의 20~30%밖에 안된다"며 "이는 IMF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섬유업계는 누적된 재고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일부 생산량 감소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