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 1,150원 무너졌다

한국과 일본 외환당국이 보름 동안 시장개입을 통해 방어해 온 달러당 1,150원, 110엔이 8일 동시에 무너져 원화가치가 3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전일보다 1원20전 떨어진 1,149원90전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달 22일 1,170원대가 무너진 후 줄곧 유지돼 온 1,150원선이 보름만에 다시 무너졌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2000년11월17일의 1,141원80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엔화와 원화환율은 두이젠베르크 유럽 중앙은행 총재가 전일 “달러약세를 피할 수 없다”고 발언한데다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금융상의 엔화강세 용인발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헤이조 금융상은 “엔화강세가 `셀링 재팬(국제시장에서 일본자산이 인기를 잃어 매각되는 사태)`보다 낫다”고 말했으며, 이는 시장에서 일본 정부가 엔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엔화가 급락하자 원화도 동반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원화환율은 한 때 1,147원50전까지 떨어졌으며, 외환당국은 엔화와의 `디커플링(차별화)`을 위해 국책은행 등을 통해 10억달러 안팎에 이르는 대규모의 달러를 사들이는 등 원화환율 방어에 총력을 쏟았지만 1,150원선을 지키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외환딜러들은 엔화환율이 하락할 경우 원화환율도 하락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외환당국이 1,140원, 1,130원선 등 수준을 낮춰 방어전략을 펴겠지만 올 해말 달러당 1,100원~1,120원수준, 내년에는 연 평균 1,100원선으로 강세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와 투자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경제는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약화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과 LG경제연구원 등 조사기관들은 원화가치가 10%정도 절상되면 경상수지는 연간 40억달러가 줄고 성장률은 0.8%정도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도 2.7% 가량 악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관련기사



성화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