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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18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합니다.“
13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개정안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은 편중된 금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시행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경쟁력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신성장동력으로 금융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는 만큼 글로벌 투자은행과 경쟁할만한 한국형 IB를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시룡 서울경제신문 부사장도 “선진국일수록 자본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만큼 IB육성 등 금융 분야가 활성화되고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며 “지난 2007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IB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변화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사장은 “미국의 부동산 붕괴가 금융위기로 이전됐을 뿐 IB모델의 실패라고 판단하진 않는다”며 “IB종주국인 미국의 경제 전망은 여전히 매우 밝다”고 평가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내달 시행되는 상법 개정안이 제 역할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사회를 본 최운열 서강대 교수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는 상법 개정안을 오랜 기간 준비했고 4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이를 반영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오히려 상장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하게 될 소지도 있어 상법 개정의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산업의 수익성을 훼손하는 최근의 규제 환경에 대해서는 업계의 질타가 이어졌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자본 차입을 통해 IB가 적정한 수익을 내고 이를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어야 자본시장도 선진화되고 IB도 대형화될 수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과도한 차입규제로 국내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3배도 차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단순 매매 중개 업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과 관련해 박종길 한국거래소(KRX) 부이사장은 “ATS가 도입될 경우 매매거래시스템도 본격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된다”며 “자본시장 선진화와 효율화를 위해 ATS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고 KRX도 이런 체제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법의 입법 취지에 맞게 일부 내용들이 보완돼야 한다는 주장들도 잇따랐다.
신인석 중앙대 교수는 “골드만삭스 등 해외IB를 보면 예금과 대출 등 상업은행 업무만 아니면 업무영역 규제가 없다”며 “토종 IB육성을 위해서는 우리 자본시장법 역시 포괄주의 정신으로 가는 게 맞지만 실제 자본시장법은 규제완화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독립워런트와 조건부자본증권 등의 조항을 보면 최대주주가 악용할 소지가 있을 정도로 촘촘하지 못 해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며 “주주총회 내실화는 중요한 사항이지만 소액주주의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권 등이 법안에 담기지 못 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진웅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전통적 IB업무는 볼커룰에 해당되지도 않아 당연히 추진돼야 한다”며 “또 IB의 신용공여를 제한하는 것은 해외 입법사례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혹시나 발생할 부작용을 막기 위해 기업여신 총한도 설정, 자기자본 규제시 집중리스크 방지 등 보완책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진 국장은 특히 “IB육성 등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실패한 미국케이스를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 적합한 모델로 적용하는 것”이라며 “젊은이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경제민생법안으로 꼭 국회에서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