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그동안 미뤄온 마케팅을 재개하는 한편 지난달부터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했던 사내외 행사를 다시 열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의 기회인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영업활동을 더 미루다가는 자칫 경영실적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2일 개막하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가전제품 구매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성적과 연계해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병행한다. LG전자는 지난 17일 초고해상도(UHD) TV로 즐기는 온라인 축구게임 '위닝일레븐 2014' 리그를 개최한 데 이어 18일에는 로봇청소기 '로보킹' 축구대회를 열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차는 월드컵 32개 본선 진출국의 공식 응원구호를 발표한 데 이어 월드컵을 주제로 한 광고를 시작하고 다양한 고객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월드컵 마케팅뿐 아니라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19일 홍콩에서 외국 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정보기술(IT) 시장 동향을 공유하는 '삼성 투자자 포럼'을 열었다.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그랜저 디젤과 신형 카니발의 고객 체험행사를 열 계획이며 기아차는 22일 신형 카니발 미디어 공개 행사를 했다.
사내행사도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그룹은 오는 29∼30일 무주리조트에서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를 연다. 체육대회, 불꽃놀이, 초청가수 공연 등 2박3일에 걸쳐 진행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1박2일로 줄여 차분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20∼22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국내외 소프트웨어 개발 임직원 3,000여명이 참가한 소프트웨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포스코는 지난달 취소했던 월례 음악회를 이달에는 예정대로 열었다. 금호아시아나 역시 매월 마지막 수요일마다 서울 새문안로 사옥 1층 로비에서 열어온 무료 음악회를 4월과 5월에는 취소했지만 다음달부터는 재개할 방침이다.
최고경영자(CEO)들도 현장경영에 다시 나서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전략 스마트폰 'G3' 출시를 앞두고 21일 LG전자 가산 R&D캠퍼스를 방문해 주력 제품 경쟁력을 점검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달 중순 인도 첸나이 공장과 터키 이즈미트 공장을 방문해 현지 생산과 판매 상황을 살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달 말 롯데백화점 중국 선양점 개점식과 다음 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소비재포럼에 잇따라 참석해 글로벌 시장 동향을 파악할 계획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9일 중기 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22일 광양제철소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 강연자로 직접 나서는 등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