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랠리에서는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높이 뛰었다. 또 최근 지수는 오르지만 오르는 종목보다는 내리는 종목이 많아 더욱 대형주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4ㆍ4분기가 ‘대형주의 계절’인 이유도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주 위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강세가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대형주 중에서도 실적호전주나 업종 대표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충고한다. ◇가을 랠리에서 대형주 활짝 웃었다=11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17일 전 저점 통과 이후 10일까지 대형주 지수는 24.6% 오른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5.3%, 15.4% 올랐다. 10월 들어 등락률을 봐도 대형주는 5.58% 올랐으나 중형주는 2.4% 오르고 소형주는 오히려 떨어졌다.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 외에도 ‘상승종목의 슬림화’도 이번 랠리의 특징이다. 7월 2,000포인트를 돌파할 당시 상승종목 수와 하락종목 수는 1.48대1의 비율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이 비율이 0.8대1로 바뀌었다. 8개 오르고 10개 내렸다는 뜻으로 종목만 놓고 보면 내린 종목의 수가 더 많다. 대형주 위주로 상승종목이 압축되는 이유는 4ㆍ4분기가 전통적으로 대형주가 강세였다는 점 외에도 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주 위주의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수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외국인의 선물 매수와 이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는 결국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 펀드 환매로 국내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기관투자가들이 대형주를 선호하게 된 이유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2,000선이 하루 만에 무너진 것에 대한 학습효과로 투자자들이 이번 2,000선 돌파시점에 펀드 환매에 나섰다”며 “투신권의 운용자금 여력이 줄어들면서 리스크가 있는 중소형주보다는 수익률 관리가 용인한 대형주 위주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신영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대형주의 상대 수익률이 1ㆍ4분기~3ㆍ4분기는 낮았으나 4ㆍ4분기에는 높은 패턴을 보였다. 이는 연말로 갈수록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이다. ◇실적호전, 업종대표 대형주를 골라라=대형주 강세가 연말까지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8월 이후 꾸준히 줄어든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다시 커지지 않은 이상 투신권의 대형주 선호는 계속될 전망이다. 또 내년 미국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주 위주 투자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김용균 대신증권 투자정보 팀장은 “시장의 무게중심이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이전되는 만큼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업종대표주나 실적호전이 가시화되는 회사, 그리고 외국인이 선호하는 종목 위주의 공략법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ㆍ기계ㆍ철강ㆍ화학과 같은 업종과 금융업종 중에서도 보험과 증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유지하다가 환경변화가 발생하면 발 빠르게 중형주의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