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일 ‘정부개입만으로는 환율 안정 어렵다’ 보고서에서 “국내 외환거래의 지나친 달러화 의존과 무역 및 자본시장 규모에 비해 턱없이 협소한 외환시장 규모가 환율 불안의 구조적 원인”이라며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정부의 무리한 환율 방어는 막대한 비용만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현재 우리나라 수출 결제의 84.6%, 수입 결제의 78.3%가 달러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2002년 현재 영국과 유로 지역ㆍ일본 등은 수출 결제 중 자국통화 사용 비중이 40~6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쌍둥이 적자 등 미국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달러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내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004년 기준 하루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200억달러로 수출입 규모 대비 약 5% 수준에 불과,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한 점도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원인으로 거론됐다.
보고서는 따라서 엔ㆍ유로 등에 대한 원화 직거래 시장을 키워 결제수단 다변화를 꾀하고 외환시장 유동성 확대를 위해 투자 목적의 자본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이나 아시아 공동통화 도입 등을 통해 달러화 급변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아시아 국가들과 계속 논의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