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명인의 솜씨

제6보(85~88)


20분 만에 흑85가 놓였다. 이 수가 놓이기 전에 검토실의 바둑판 위에 그려졌던 가상도 가운데 둘만 소개하고 넘어간다. 그 첫째는 참고도1의 흑1이었다. “이것이면 백도 2로 좌변을 굳힐 것 같군요.”(하네) “흑은 3으로 계속 중원을 키울 것이고….”(나카노) “백도 줄기차게 4로 지키면 이것은 백도 나쁘지 않아요.”(하네) “흑은 더 적극적인 구상을 해야 할 것 같군.”(나카노) 그래서 등장한 것이 참고도2의 흑1이었다. 백2면 흑3으로 크게 지킨다는 것. 그러나 이것은 백4의 삭감이 안성맞춤이어서 역시 흑이 꼭 좋다는 보장이 없다. 흑85는 다카오 신지가 고심 끝에 선택한 수였다. 상변의 백더러 어서 한 수 들여 살라고 강요한 것. 그는 이 한 수로 백이 봉쇄된다고 보았던 것인데 그 생각이 다소 안일했다. 백86으로 하나 끊어둔 수순이 교묘했다. 흑으로서는 일단 흑87로 반발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 백88로 붙인 수가 절묘했다. “흑이 차단하는 수가 없는 것 같지?”(나카노) “이런 장면에서 상대의 의표를 정통으로 찌르는 것은 장쉬명인의 특기지요.”(하네) “명인예(名人藝)라고나 할까.”(나카노) 명인예라…. 여기서는 그냥 ‘명인인의 솜씨’라고 번역해야 할 것 같다. 나카노 9단은 스승 시마무라를 닮아 꾹꾹 참는 기풍인데 문자속은 매우 화려한 것 같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