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8월 1일] 소프트파워 키우자

우리의 하드 파워 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위권 수준으로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경제력, 군사적 자산만으로는 양적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문화적, 인적 네트워크의 장점을 향상시킨 소프트 파워 외교를 지향해 세계 무대에서 매력적인 국가가 되기 위한 민간외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문화의 세기인 21세기는 소프트 파워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한 국가경쟁력 요소로 성장동력을 유연한 아이디어와 문화의 힘에서 발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문화적 가치, 도덕적 수준, 매력적인 힘을 갖춘 소프트 파워가 내재돼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우리는 타인에게 호감을 끌 수 있는 지속적인 매력을 축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문화력, 즉 소프트 파워가 강화될 때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통상무역 증대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즉 인적ㆍ문화 교류를 통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외교와 경제ㆍ산업활동ㆍ국제관계에도 유기적ㆍ발전적 유용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 국경 없는 세계화와 정보혁명으로 대변되는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를 아우르는 유ㆍ무형의 종합적 이미지와 상징적 가치가 국가경쟁력을 결정한다. 생산국가가 어디냐에 따라 그 상품의 품질에 대한 인식이나 가격까지 좌우되는 경제논리에서 국가 브랜드는 외국 투자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가 브랜드란 한 국가가 지닌 글로벌 인간관계의 총체적 결과물이다. 안홀트-GMI가 발표한 2007년 국가 브랜드 순위에서 조사 대상 38개국 가운데 한국은 32위를 차지했다. 또한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IMD)이 매년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지난해보다 두단계 하락해 55개 국가 중 3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이미지와 매력도는 경제력에 비해 훨씬 저평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격의 대외적 평가를 반영하는 국가 브랜드 성적이 좋지 않아 경제의 장기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가 브랜드는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한 나라의 정치ㆍ경제ㆍ문화적 능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과연 어떻게 해야 매력도를 높여 국가 브랜드 가치와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 교수는 “한국문화를 바탕으로 한 고유 국가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아울러 “국격은 경제성장과는 별도로 국민에게 행복감을 주며 국가를 성장시키는 장기적인 힘”이라며 “국격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일상생활 속에서 키워지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화 강국인 영국은 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2012년까지 ‘런던, 세계 문화 리더’라는 기치 아래 상당한 예산을 마련해놓고 중소 예술단체에 적극적으로 후원해 국가 이미지 높이기에 한창이고 독일은 기술 강국의 이미지에 창의적 국가로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한 ‘아이디어 국가(Land of Idea)’를 내걸고 자국의 이미지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세계 66개국 227곳에 공자학원을 세워 활발한 문화공략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처럼 선진 각국이 국가 이미지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이미지가 신뢰, 경쟁력, 국민의 자존심과 직결되는데다 국부(國富)와 국력 증진의 중요한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전인류가 관심을 보이는 국제적 이슈에 적극 참여해 국제 자연재해에 대한 구호활동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대체에너지 개발과 함께 공적개발원조(ODA),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을 통해 한국이 추구하는 가치가 국제 평화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ODA와 PKO를 통한 국제사회 기여는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외교관계의 지평을 넓히고 선진 공여국으로서 국가 브랜드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의 경제 규모와 외교 역량에 걸맞게 인류 보편의 가치를 구현하는 기여외교를 펼치며 국제적 위상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가와 국민의 이미지를 고급화할 수 있는 소프트 파워의 창출과 국가 매력의 해외 확산에 경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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