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페루 증시 20년만에 최대 폭락

오얀타 우말라의 대통령 당선으로 페루에서 36년 만에 좌파정권이 들어서게 되자 주가가 20여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우말라 정권이 페루 경제의 핵심인 광산업에 국가통제를 강화하는 등 좌파적 행보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시장의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고 현재의 고도성장 흐름을 이어가려면 우말라 정권이 신속하게 정책을 바탕으로 ‘룰라식 실용좌파’의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종합지수는 개장과 함께 8.7% 급락한 이후 하락폭을 키워 결국 12.5%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지난 1990년 이후 최대 폭으로 페루 증시는 장중에 거래가 두번이나 중단되고 마감시간도 3시간 앞당겨지는 소동을 겪었다. 페루 통화인 솔의 가치도 미국 달러화에 비해 0.9% 하락했다. 이날 주가 폭락은 캐나다의 알투라스미네랄과 영국의 미네라IRL은 각각 23%씩 폭락하고 최대 구리생산업체인 서던코퍼도 9.9% 급락하는 등 광산업체들이 주도했다. 이는 광물자원에 대한 공평한 분배를 약속한 우말라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데 따른 시장의 우려와 반발심리로 분석된다. 그는 선거 유세에서 “페루 광산업이 외국기업들에 크게 장악되어 있다”며 광산업체들에 현재 세율의 30%를 인상하고 초과이익세도 신설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페루는 칠레에 이은 세계 2대 구리 생산국으로 금과 납, 아연 등 기타 비철금속의 주요 생산지이기도 하다. 페루 정부는 그간 서구 기업들에게 자국 광산업의 문호를 적극 개방하면서 지난해 8.78% 성장 등 가파른 성장세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광산업계에 대한 조치들은 향후 우말라 정부의 경제정책을 가늠할 시금석으로 꼽혀왔다. ‘차베스 키드’로도 불렸던 우말라는 지난 2006년 대선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노선을 내세웠다가 고배를 마시자 이번 대선에선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중도좌파적 모델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장은 그의 변신에 아직 의심을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마켓워치는 “우말라가 선거유세 때처럼 집권해서도 중도적 정책을 펼칠 지에는 의심을 품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우말라가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이제는 실제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술아메리카의 뉴튼 로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말라가 차베스가 아닌 룰라에 가깝다는 점을 행동을 통해 증명해야 의심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번 주로 예상되는 우말라 정부의 내각진영 발표가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말라가 재무장관으로 누구를 임명할 지를 두고 여러 곳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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