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케이블 인기 비결은 "지상파와 차별화"

정약용을 탐정으로 변신 등 기발한 소재·장르 복합으로 시청률 약진


탐정 정약용, 한날 한시에 남편이 죽은 여자들 등 기발한 소재를 내세운 케이블 TV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지상파 TV 드라마와 차별화 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15년이라는 짧은 역사의 케이블 방송업체들이 해외 콘텐츠의 무차별적 수입이라는 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채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품질을 유지해 온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지상파 TV 드라마도 종종 5%대 아래로 떨어지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현상과 비교하면 케이블 TV 드라마의 약진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이후부터 꾸준하게 자체제작 투자를 늘려가는 CJ미디어와 온미디어는 그 동안 지상파 방송에서 흔히 등장하는 불륜, 출생의 비밀 등 식상한 소재를 벗어나 추리와 활극, 멜로와 미스터리, 다큐와 드라마, 역사와 팩션(fact+fiction) 등 장르 복합적인 형태로 제작, 신선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27일 첫 방송되는 OCN의 '조선 추리활극 정약용'은 조선 실학자 정약용을 천재 탐정으로 변신시켰다. 드라마는 정조 19년 좌천된 정약용이 남긴 법정서 '흠흠신서(欽欽新書)'라는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그가 한 고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결한다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조선 사대부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민중과 함께 했던 그의 활약상이 드라마에서 부활한다. 이승훈 OCN 프로듀서는 "용의자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범인을 밝혀내는 수사물의 공식을 따르지만 CSI 등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최신 미국 드라마의 전개방식을 도입해 각 편마다 기승전결 형식으로 이야기가 종결된다"고 말했다. 케이블 방송의 주요 시청자가 20~40대 여성이라는 점을 착안해 기획한 tvN의 '미세스 타운-남편이 죽었다'는 13일 첫 방송의 시청률이 2.017%을 기록했다. 미운 남편들이 한날 한꺼번에 죽어버린 뒤 벌어지는 상황극으로 인기 미드 '위기의 주부들'을 벤치마킹하고 여기에 30~40대 기혼여성들의 발칙한 속내를 덧댔다. 드라마 외에 오락물도 시청률 효자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7년 4월 첫 선을 보인 다큐드라마 '막 돼먹은 영애씨'는 줄곧 1%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지난 9월 시즌 6을 시작할 정도로 인기다. 또 '롤러코스터-남녀탐구생활'은 최고 5.7%의 시청률을 기록, 광고에 인용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이영균 온미디어 부장은 "지상파에서 시도할 수 없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며 "자체 제작물은 해외 콘텐츠 의존도를 낮추면서 기업의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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