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명 법조인 잇단 로스쿨行 왜?

로펌내 최고 연봉자·부장판사등 강단으로<br>"돈 생각하면 못한다… 명예·보람위해 선택"<br>대학 "풍부한 현장경험이 새바람 일으킬것"


유명 법조인 잇단 로스쿨行 왜? "실무경험 전수, 후배양성 목적"일부선 "조직 비전부재에 대한 실망" 분석대학들 러브콜 여지 많아 이직 더 늘어날듯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김규남기자 kyu@sed.co.kr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20여년을 근무한 신희택 변호사는 최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선택했다. 김앤장 내 2인자로 불리며 김영무 현 김앤장 대표의 후계자로 거론됐고 연봉 또한 업계 최고 수준으로 받던 '잘 나가는' 변호사였기 때문에 갖은 추측도 무성했다. 이효원 대검찰청 검찰연구관(부부장검사) 역시 로스쿨 행을 선택했다. 검사 14년차인 이 부부장검사는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등 해외연수만 3번을 다녀올 정도로 검찰 내 촉망받는 우수 인재로 꼽혀 왔다. 이 부부장검사는 이달 말 독일 파견근무 발령으로 출국할 계획이었지만 이 같은 천금 같은 기회를 뒤로 하고 과감히 로스쿨로 자리를 옮겼다. ◇"든든한 후배 양성" 한목소리=법원과 검찰ㆍ로펌 업계에서 10% 안에 들 정도로 잘 나가는, 소위 '핵심' 법조인이 잇따라 로스쿨 행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신 변호사는 "돈(보수)을 보고 생각했다면 애당초 (로스쿨 선택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유치한 답이 될 수 있겠지만 순수하게 실무경험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한미 FTA 타결로 5년 내 국내 법률시장이 완전 개방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전문 법조인이 절실하다는 게 신 변호사의 생각이다. 이 부부장검사는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든든한 후배를 양성하는 게 미래의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부장검사는 "연봉의 경우 교수가 적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연봉의 많고 적음이 선택의 기준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윤지현 변호사는 "변호사는 기본적인 법률실력 외에 비즈니스 감각과 고객관리ㆍ개발을 병행해야 하지만 학계로 가면 연구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수직을 택했다"고 말했다. 돈보다는 명예와 후배양성이 로스쿨행의 진정한 뜻이라는 설명이다. ◇"비전 없는 조직에 실망" 분석도=하지만 일부에서는 법원이나 검찰ㆍ로펌 등 각각의 조직이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핵심 인재의 이탈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자성론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선택의 명분은 모두 다르겠지만 핵심 인재를 잡아두지 못하는 법원이나 검찰ㆍ로펌 업계의 한계도 분명히 한가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가치관의 차이겠지만 10년 후에도 후회 없는 삶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며 "특히 고참 검사들이 명예롭게 떠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로스쿨로 오라면 갈 용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직의 비전 부재에 대한 실망감 표출은 물론 검찰 등 법조인 역시 대국민 이미지가 평생 직장의 중요한 선택 척도가 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시작에 불과?" 법조계 술렁=그러나 이 같은 현직 판ㆍ검사, 로펌 변호사의 로스쿨행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로스쿨법상 실무출신 교수비율이 20%가 넘어야 한다. 현재 각 학교당 입학 정원은 150여명, 총 학생정원은 450명으로 '교수 1명당 최대 학생 수(12명) 및 실무 경험 법조인 비율(전체 교수의 20% 이상)'에 따라 학교당 최소한 8명을 채용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전국에서 로스쿨 인가를 추진 중인 학교가 40여개임을 감안하면 단순계산해도 최소 320여명의 실무 출신 법조인이 교단에 서게 되고 그만큼 이탈 여지는 많은 셈이다. 특히 5년 내 법률시장이 완전 개방될 경우 외국 로펌의 국내 변호사 영입 등이 활발해지면서 법조인의 이직이 증폭될 전망이다. 따라서 로스쿨 대학들이 현직 법조인에 보내는 러브콜에 비례해 법원과 검찰ㆍ로펌 업계 역시 '핵심 인재' 지키기에 힘과 묘안을 쏟아낼 것으로 분석된다. 입력시간 : 2007/09/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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