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개도국 IMF 총재論 고개… 유로화도 흔들

스트로스 칸 총재 성추문 파장 일파만파<br>칸 사임설 나돌고 립스키 부총재도 "임기전 은퇴" 밝혀<br>IMF내 유럽입김 약화속 유럽인 총재 구상도 난관 봉착<br>후임에 케말 더비스·엘 에리언등 신흥국 출신인사 거론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폭력 미수 혐의로 체포된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고 있다. 총재가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IMF에서는 유럽 중심의 권력구조가 급변해 이머징마켓 총재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유럽 재정위기 사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칸 총재 자신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칸 총재의 성추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파괴력을 더하며 유로존의 앞날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무죄 주장 속 사임임박설(說)도= 체포된 칸 총재는 15일 뉴욕 이스트할렘 경찰서에서 용의자 확인절차를 마치고 16일 오전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그는 전날 뉴욕 맨해튼의 소피텔 호텔에서 객실 청소원을 성폭행하려던 혐의로 체포, 기소된 상태지만 현재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P통신은 그의 변호인인 벤저민 브래프먼을 인용해 그가 법정에서도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자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IMF의 수장으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해 온 칸 총재의 성추문 파장은 이미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총재가 하루아침에 범죄 용의자로 경찰에 구금된 IMF는 당장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의 총재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립스키 부총재 역시 임기 전 은퇴 의사를 밝히고 있어 권력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외신들은 칸 총재가 조만간 사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IMF는 당초 이날 오후에 소집했던 비공식 집행이사회를 16일 이후로 연기했으며, 16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는 네마트 샤피크 부총재가 대리 참석한다. ◇IMF서 유럽 입김 약해지나= 칸 총재가 IMF에서 물러날 경우 당장 IMF 조직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장기적으로 IMF에 대한 유럽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보도했다. IMF 전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사이몬 존슨 MIT대 교수는 칸 총재가 급작스레 사임하게 될 경우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차기 IMF 총재를 유럽인으로 세우려 한 유럽의 당초 구상이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진국들의 계획이 좌초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발도상국들은 이번에야 말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개도국 출신 IMF 총재를 맞이할 기회를 맞게 됐다. 칸 총재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국에 대한 특혜 불만을 품어 왔던 개도국들은 이번 기회에 신흥국 출신 차기 IMF 총재를 옹립하려 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신흥국 출신 인사로는 터키 재무장관을 지낸 케말 더비스 미 브루킹스 연구소 부소장, 세계 최대 채권 투자기관인 핌코의 모하매드 엘 에리언 최고투자책임자(CIO), IMF 부총재를 지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장, IMF 수석부총재 출신인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장 등이 거론됐다. ◇'칸 스캔들'에 유로화도 약세= 칸 총재의 대형 스캔들로 유럽 재정위기 추이가 불확실해지자 유로화는 주요 통화들에 대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지도자들과의 친분을 활용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유럽 국가들간 이견을 조율하고 각국에 대한 구제금융 논의를 이끌어 온 칸 총재의 공석은 16~17일 유로존 재무장관회담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예정이던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확대논의에 차질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유로화도 출렁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전 주말 뉴욕시장 종가인 유로당 1.4119달러에서 한때 1.4063까지 하락했다. 엔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114.06엔에서 113.42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3월 중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레스 베리 UBS 외환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로화는 IMF 총재 체포로 인한 유로존 채무위기의 불확실성 증대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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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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