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케이블TV 간판 드라마 특유의 색깔이 없다"

지상파 드라마 내용·형식과 비슷<br>흥미만 치중·시청자 눈높이 못맞춰

MBC드라마넷 ‘전처가 옆방에 산다’

수퍼액션 ‘서영의 SPY’

케이블TV 간판 드라마들이 요즘 특유의 ‘색깔’이 없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체제작 바람을 타고 드라마가 계속 제작되고 있지만 케이블TV에 맞는 새로움이나 형식을 갖추지 못한 작품들이 많은 것. MBC드라마넷의 ‘별순검’, 채널CGV의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 등으로 케이블TV 시청자의 눈높이가 올라간 만큼 특색 없는 작품으로는 시청자들의 눈을 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컨페션(고백) 드라마’를 내세우며 지난 해 12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이채널의 ‘비밀노트 여자의 두 얼굴’이 시청률 면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재 평균 시청률은 0.6% 정도. 케이블TV ‘대박’ 시청률 기준이 2%대까지 올라간 것을 생각해보면 낮은 수치다. 드라마는 여자들의 거짓말, 질투, 집착, 증오에 대한 제보를 재구성한 형식. ‘고백 드라마’임을 강조하지만 KBS 2TV의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 등 기존 드라마의 내용과 형식 면에서 새로울 게 없다. 지난 2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수퍼액션의 ‘서영의 SPY’도 마찬가지. 케이블TV 최고 스타로 떠오른 배우 서영이 출연하지만 2일자 시청률은 0.5%에 불과했다. 일종의 액자식 이야기 구조를 채택해 형식은 새롭지만 단순 흥미에만 치중해 내용이 부실하다는 평가다. 수퍼액션에서 12일부터 방송되는 ‘하드보일드 과학수사극(KPSI)’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판 ‘CSI’를 표방하는 ‘…과학수사극’은 지난 해 KBS 2TV의 ‘특명공개 수배’, Q채널의 ‘살인자는 말한다’, ‘별순검’ 같은 범죄수사물의 흐름을 잇는 작품. ‘미드’의 주역인 ‘CSI’에서 직접적으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이다. 그만큼 소재의 신선도는 떨어진다. 지상파 드라마의 문법을 적용하는 작품도 있다. 유료방송인 케이블TV의 특성상 지상파와의 차별화는 케이블TV 드라마 성공의 제1공식. 하지만 8일부터 MBC드라마넷을 통해 방송되는 ‘전처가 옆방에 산다’는 전 MBC PD인 박철 씨가 연출을 맡는다. 과거 ‘사랑이 뭐길래’, ‘엄마의 바다’ 등을 만든 그이지만 지상파에서 잔뼈가 굵은데다 10년 만에 작품 연출에 나서는 것이어서 케이블TV에 맞는 드라마를 선보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케이블TV 드라마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지상파를 비롯 다른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의 흔한 사랑이야기를 다뤘던 OCN의 ‘섬데이’(0.6%)는 시청률 부진에 허덕였다. 지상파 드라마의 문법을 선보였던 MBC드라마넷의 ‘와인따는 악마씨’(0.11%), tvN의 ‘위대한 캐츠비’(0.3%)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 다큐드라마를 표방하며 주인공들의 가식없는 말과 행동을 보여줬던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약 1%), ‘조선판 CSI’를 다룬 ‘별순검’은 최고시청률 4.3%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채널에서 특색 없는 드라마가 나오는 것은 시행착오 과정의 일부로 케이블TV 채널이 성장하는 과정으로 생각된다”며 “유료방송인 케이블TV 시청자의 시청습관을 생각한 작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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