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신년 연두교서에서 소득불평등 완화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히 주장할 방침이다. 또 여러 차례의 전국 순회연설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노동계·진보세력 등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전략은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먼저 연방정부와 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는 최저임금을 현재 시간당 7.25달러에서 오는 2015년까지 10.1달러로 올리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도록 공화당을 압박할 방침이다. 주 차원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선거 쟁점화해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세부지침도 구체화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자신들이 장악한 상원에 최저임금 인상 법안 제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 최대 단일노조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도 산하조직에 내려보낼 지침과 시기를 민주당과 조율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에서는 상원의원 3분의1과 하원의원 전원을 새로 뽑는데 민주·공화 양당은 3월 정도부터 당내 후보경선에 들어간다.
현재 민주당은 지난 10월 연방정부 셧다운(정부 폐쇄) 여파에다 오바마케어 잡음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며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16~19일 CNN방송과 ORC인터내셔널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율은 49%로 10월보다 무려 7%포인트나 상승한 데 비해 민주당은 같은 기간 50%에서 44%로 떨어졌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방송 조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반대 비율은 54%로 집권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최저임금 인상 카드로 불리한 정국흐름을 바꿔 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여론도 우호적이다. 지난달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당파의 경우 64%가, 스스로 '중도 온건파'라는 응답자의 70%도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했다. 공화당 지지자도 57%나 찬성했다.
물론 공화당 지도부는 경기회복 지연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공화당·오하이오)은 "왜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인력고용을 더 어렵게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심 공화당이 '1%를 위한 정당'으로 낙인 찍히도록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