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비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야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회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FTA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려고 했지만 야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회동에 그쳤다.
이 대통령은 18일 국회 부의장단과 교섭단체 원내대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미 FTA가 발효되면 농촌 등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이 한미 FTA 비준이 초당적으로 신속하게 처리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우리 국회에서도 잘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야당과 적극 토론을 벌여 한미 FTA가 잘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당부는 반쪽 국회에만 전달됐다. 이날 오찬에 초청된 야당 측 의원들이 모두 불참했기 때문이다. 김진표 원내대표와 우윤근 법제사법위원장, 최인기 농림수산식품위원장,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 등 일부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불참했으며 이 대통령의 요청은 제집 식구 모아놓고 타이르기밖에 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정부 5부 요인과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초청해 방미 성과를 설명했지만 손 대표가 강하게 한미 FTA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손 대표는 한미 FTA 협정안은 이익균형을 상실했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준비도 충분하지 않은 만큼 재재협상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오찬 참석에 대해 당내 반대가 많았지만 축하할 것은 축하하고 야당 입장을 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참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