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0ㆍ하이마트ㆍ사진)가 일본 무대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16번홀 OB로 마지막 홀까지 2타 뒤졌다가 연장전에 진출했고 연장 5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상에 오르는 등 어느 때보다 끈질긴 승부욕을 보인 끝에 거둔 드라마틱한 역전승이었다.
신지애는 23일 일본 고치현 고난의 도사골프장(파72ㆍ6,364야드)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요코하마타이어 PRGR레이디스컵 골프대회(우승상금 8,000만엔)에서 3라운드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 일본의 요코미네 사쿠라와 동률을 이뤄 연장전에 진출했다.
이어 연장 5번째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신지애는 파에 그친 요코미네를 꺾고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1,440만엔을 차지했다. 시즌 첫 승이며 일본 투어 첫 승이다. 개막전 우승자 송보배에 이어 이번 신지애의 우승으로 일본여자골프투어는 3주만에 2명의 한국인 우승자를 배출하게 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경기는 극적인 반전의 연속이었다.
첫 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내내 파 플레이를 반복했던 신지애는 파4의 16번홀에서 드라이버 티 샷을 왼쪽으로 OB내며 더블보기를 기록, 요코미네에게 2타 뒤지게 됐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이날 경기를 시작했던 요코미네는 5번홀에서도 1타를 줄였으며 이후 보기 2개를 했지만 신지애의 더블보기 덕에 2타차 단독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코미네가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두 선수가 연장전에 돌입했다. 또 연장 첫 홀에서는 신지애가 1.5m 버디 기회에서 2퍼트로 파에 그쳐 패색이 짙었으나 요코미네가 40cm밖에 되지 않았던 버디를 놓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후 연장 4번째 홀까지 팽팽한 접전이 계속됐으나 결국 집념을 발휘한 신지애가 연장 5번째 홀에서 버디를 뽑아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회장 인근 고등학교 출신인데다 이번 대회가 100번째 출전이기도 해 갤러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았던 요코미네는 '역전의 명수'로 인정 받은 신지애를 상대로 심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