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하반기 안에 무상증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한대근(사진) 실리콘웍스 대표는 19일 대전의 한 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증자 계획을 밝히고 “(무상증자를 하는데)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자 비율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실리콘웍스의 무상증자설은 지난달 초부터 시장에서 끊임없이 대두했지만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리콘웍스는 명실공히 국내 1위 디스플레이용 시스템 반도체 설계업체로 각종 디스플레이 패널에 영상을 나타내는 각종 칩을 설계한다.
실리콘웍스의 실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수준이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연 평균 68%씩 늘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벌써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65%와 영업이익의 56%를 거뒀다. 이에 따라 올 매출 2,600억원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어닝 서프라이즈’에 효자노릇을 한 것은 바로 아이패드. 한 대표가 기자를 처음 보자 마자 꺼낸 얘기도 아이패드였다. 그는 “2007년 반도체 칩을 패널에 직접 붙이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해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4월에 출시돼 두 달 만에 330만 대가 팔린 아이패드가 올 한해 1,200만 대가 넘게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콘웍스는 아이패드 ‘특수’로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하반기에는 이와 함께 신규 제품들의 매출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3D TV 등의 화면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도록 화면전송속도를 높인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이르면 올 연말 양산할 계획”이라며 “역시 신규제품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용 제품과 함께 하반기 이후에 매출에 크게 기여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예상 매출액을 3,200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호실적과 장밋빛 전망에도 증시에서의 주목은 덜한 편. 지난 달 1일부터 이날까지 실리콘웍스의 일일 거래량 평균치는 9만6,873주로 10만 주가 채 안 됐다. 주가도 6월 말 고점을 찍은 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 원인 중 하나로 보호예수 해제로 인한 수급부담(오버행)의 우려를 꼽아왔다. 벤처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3개월짜리 보호예수 주식 26만 주가 다음 달 8일에 풀리기 때문. 한 대표는 “해외 기관 투자자 등이 관심을 갖고 있어 벤처금융 측과 블록딜(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간외 대량매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들은 장기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의 우려처럼 물량을 한 번에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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