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법정 판사 말투와 태도 '확 바꾼다'

부적절한 언행 삼가고 알기 쉽게 재판 설명… 판사 몸 낮추고 소송 관계인 받드는 방향으로 개선

권위적이란 지적을 받아온 법정 판사들의 말투와 태도가 소송 관계인들을 받드는 방향으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사들이 법정에서 몸을 낮춰 부적절한 언행을 삼가고 알기 쉽게 재판 설명을 해 주는 등 사건 당사자들에게 보다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재판운영 지침이 일선 법원에서 마련됐기 때문이다. `법의 날'인 4월25일을 앞두고 완성된 이 지침은 판사들이 재판의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과거 재판 과정을 되돌아보고 문제점을 점검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이홍훈)은 법정에 나온 판사들의 바람직한 언행과 듣는 태도등 일반 사항과 개정, 변론, 판결선고 등 재판 진행과 관련된 주의사항 등을 담은 `법정운영 요강'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요강은 판사들이 소송 관계인들에게 존칭과 경어를 사용하고 `변호사님께서'등 기존의 과도한 존칭은 되도록 지양하면서 부드러운 말투와 적절한 유머 등으로 법정 분위기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냉소적이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삼가고 사건 당사자가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진술을 들어주며 무뚝뚝한 표정을 짓거나 손으로 턱을 괴는 등 부적절한 동작을 못하도록 했다. 재판진행에서는 민사 판결선고 시 주문을 지나치게 빠르게 읽지 않고 그 취지를 부연설명해 주며 형사사건의 경우, 결심 당일 곧바로 선고하는 것을 되도록 피하면서 항소절차 등 판결 불복방법을 고지해줘야 한다고 돼 있다. 증인신문을 할 때에는 증언거부권이 있으면 고지해 주며 기일을 정할 때 "○일○시로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등 당사자의 편의를 배려하는 것을 바람직한 재판요령으로 권고했다. 요강의 내용은 지난해와 올해 2월 법관 정기인사 이후 등 두 차례에 걸쳐 이 법원에 소속된 대다수의 민ㆍ형사 및 파산부 법정 내 재판과정을 캠코더로 촬영한 뒤 판사들이 이를 공동 모니터링해 평가한 결과를 근거로 만들어졌다. 항목별 최고 점수 5점 만점으로 매겨진 형사부 자체평가에서 판사의 개정시간 준수나 재판진행, 목소리 크기 등은 4점 이상으로 좋았지만 방청석에 대한 인사(2.9점)나 진행순서 안내(2.9점) 등 항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찬성의견을 백분율로 표시한 민사부 평가에서는 재판 진행이 전반적으로 무난하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지만 `불필요한 동작을 안 했다'는 항목에서는 44%의 판사들만 찬성하는 등 판사의 법정 내 행동에서 문제점이 지적됐다. 재판부 공통으로는 판사가 당사자보다 재판 기록에 시선을 더 집중한다거나 법정에 낯선 당사자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부드러운 법정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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