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700선 아래로 밀려나는 약세 흐름을 보였지만 프로그램 매수의 영향으로 반등에 성공, 급락 하루만에 미미하나마 오름세로 돌아섰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이어갔던 외국인들이 사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선데 따라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막판 프로그램 매수 영향으로 0.44%(0.06%) 오른 704.58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반등에도 불구하고 700선 지지가 여의치 않아 추가적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마무리함에 따라 새로운 매수주체가 필요하지만 기관과 개인 모두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날 반등을 이끈 프로그램 매매 역시 오는 14일(목요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매수보다는 매물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5월 중순이후 한번도 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돈 적이 없던 종합주가지수가 20일선을 벗어났기 때문에 20일선의 저항도 강력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조정흐름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조정의 기간과 폭은 외국인을 대신할 매수 주체가 등장하느냐 여부와 기업실적 및 경제지표 발표 이후 새로운 재료가 부상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내다봤다.
◇20일선, 지지선에서 저항선으로 역할 바뀌어=지난 주 주식시장은 하루걸러 등락을 반복하며 횡보하면서 이번주 조정장세를 이미 예고했다. 미국 증시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조정국면에 들어간 점도 조정 가능성을 높였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3월중순 이후 4개월 내내 쉬지않고 상승하면서 시장에 피로가 누적됐다”며 “미국과 한국 시장의 성장에 대한 비관보다는 급상승 이후 불가피한 호흡조절 기간이 필요하다는게 시장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반도체ㆍ정보기술(IT) 실적 개선과 향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지수가 상승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단정하기 어려운 가운데 추가상승을 뒷받침할만한 재료가 부족해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가지수가 20일 이동 평균선을 하향돌파할 경우 일정기간동안 조정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호흡조절` 장세를 예견케 하고 있다.
◇외국인을 이을 주도세력이 부족한 시장=지난 5월중순 이후 큰 폭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들이 매매 강도를 조절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매수 주도 세력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들어 하루 거래량은 4억주 수준으로 감소했다. 7월초 3조5,000억원까지 회복했던 거래대금도 11일에는 크게 줄어 1조6,000억원에 머물렀다. 반등이 나왔지만 거래대금 회복이 없어, 기간조정을 의식한 투자자들의 눈치보기 현상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 국내시장에서 큰 폭의 매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8월들어 아시아 시장에서 타이완과 타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순매도로 돌아서 국내시장에서도 매수 강도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일이후 소폭이나마 매수를 이어오던 개인투자자들도 다시 매도우위로 돌아선 가운데 기관 투자자의 프로그램 매수에 시장이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최근 상승국면에서 펀드를 많이 정리한만큼 향후 국내기관이 다시 되살 가능성도 있지만 재매수 지점은 660~680선 부근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670선까지 조정 가능성 대비해야=전문가들은 당분간 종합주가지수가 미국 증시에 연동돼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700선이 강한 심리적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20일선이 무너진만큼 60일선이 위치한 670선까지 하락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당분간은 690~700선에서 지지선 형성을 시도하겠지만 고객예탁금이 10조원을 위협받는 등 수급여건이 악화된 상태여서 700선 지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발표이후 고용 및 소비 지표가 개선될 경우 추가상승 재료에 목말라 있던 증시가 반등을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