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세상] 편견을 똑바로 보면 지혜로워진다

■지혜의 탄생 / ■로버트 스턴버그 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br>세계적 심리학자 19명<br> '지혜의 본질' 다양한 시선<br> '나이 들면 지혜로워진다'등<br> 일반적 통념들 재해석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남자보다 여자'가 더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그런 통념이 사실인지 단순한 편견에 불과한지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단순히 주관적 경험에 의해 그러한 말이 크게 틀리지 않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념이 과연 사실일까. 세계적인 심리학자 19명이 모여 '지혜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저자들은 '지혜의 본질'을 화두로 던지며 책을 시작한다. 지혜와 지식의 차이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은 흥미롭다. 정보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서 활용하는 능력이 지식이라면, 지혜는 지식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요즘 흔히 말하는 '통섭(統攝ㆍconsilience)의 경우가 지혜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하나의 일관성을 찾아내고 핵심(core)을 분석하는 능력을 지혜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식 내부의 깊은 의미를 이해하고, 지적인 사람은 지식을 기억하고 분석해 사용할 줄 알며, 창조적인 사람은 기존 지식의 한계를 넘어설 줄 안다. 책의 기획을 맡은 로버트 스턴버그는 책을 내놓게 된 이유에 대해 "좀더 지혜로운 사람들이 모여서 지혜로운 세상을 만들면 전쟁과 기아 등 인류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줄어들 것"이라며 "지식과 정보만으로는 인류에게 희망이 없으며 지혜는 이 세계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심리학자들은 모두가 그렇다고 믿는 통념을 근거 없이 믿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경계한다. 우선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한다. '나이를 먹으면 지혜로워진다', '솔로몬 왕의 판결은 지혜로웠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지혜롭다' 등과 같은 지혜와 관련된 통념들에 대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그 진위를 파헤쳤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들 조차도 이러한 통념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 지혜에 대한 개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맞다,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나이가 들면 삶의 지혜가 축적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나이가 들면 개방적이고 열린 사고가 힘들기 때문에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이야기다. 쉽게 말해 지혜를 '열린 사고 방식으로 다양한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정의할 경우 젊은 사람들이 나이든 사람보다 더 지혜로울 수 있다는 논리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지혜롭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여자는 좌뇌와 우뇌를 남자보다 더 자유롭게 사용하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지혜로울 수 있지만 이러한 믿음은 상황과 시대에 따라 쉽게 변하기 때문에 언제나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지혜를 본격적으로 다룬 유일무이한 저작으로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각자 분야에서 지혜를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해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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