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 파병國, 美에 반대급부 요구 봇물

미국이 이라크 전후 복구에 최대한 많은 나라를 끌어 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파병을 대가로 미국에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각국의 행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조지 W 부시 정권으로서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증거를 찾아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라크 내 미군 병력 희생에 따른 국내 여론이 악화하고 있어 막대한 대가 지불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라크 복구의 짐을 덜어야 하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폴란드ㆍ세르비아ㆍ루마니아ㆍ라트비아 등은 이라크 사회간접시설 건설 공사 계약을 수주할 수 있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란 지브코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지난 7월 워싱턴을 방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라크 재건에 세르비아 기업의 참여를 약속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약 1만명의 전투병 파병을 고려중인 터키는 이미 미국으로부터 85억 달러의 지원을 확약 받았다. 터키는 여기에 덧붙여 바드다드 북부에서 모술과 술라이마니야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했다. 이는 파병을 통해 지역 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라크 북부 유전까지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지난 주말 미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과 지원 가능성을 내비치는 동시에 구(舊) 소련시대에 적용됐던 대(對) 러시아 무역제재 조치에 불만을 토로, 우회적인 압력을 행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앞으로도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프랑스, 독일 이외의 서유럽 우방과 동유럽 파병 국가들에 군사 원조 또는 투자를 제공하는 형태로 전투병 파병 반대 급부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2,400여명의 전투병을 파병, 이라크 중남부에서 사단을 지휘하고 있는 폴란드의 경우 병력공수, 기지 및 설비 건설 비용 2억 5,000만 달러를 미국으로부터 지원 받았다. 폴란드는 이 같은 가시적인 금전적 지원 외에도 이라크 취항권과 이라크 수출입은행 경영권 등 크고 작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 174명의 전투병을 파병한 몽골도 미국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WSJ은 전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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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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