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현대그룹 창설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5남이자 후계자로 정 명예회장의 생전부터 대북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정 회장은 지난 48년 9월 14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번지에서 태어났다. 서울 보성고와 연세대를 거쳐 75년 11월 현대중공업 차장으로 현대그룹 생활을 시작했다. 이 후 현대건설 부장과 상무를 거쳐 지난 81년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 회장은 98년 그룹 공동 회장 취임에 맞춰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을 관장하기 시작하면서 정 명예회장의 강력한 후계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분열의 시발점이 된 2000년 3월의 이른바 `왕자의 난`에서 형 몽구(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씨를 제치고 공식적으로 현대그룹의 법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정 회장은 2000년 6월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취임 이후 전념해온 대북사업에 오히려 발목을 잡혀 작년 9월부터 대북송금 의혹에 시달려왔다. 또 현대건설 부실과 하이닉스반도체ㆍ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그룹의 성장원동력을 상실했으며, 이들 주력 계열사의 경영권을 사실상 빼앗기는 아픔을 겪었다.
이 가운데에서도 정 회장의 대북사업에 대한 의욕은 남달랐다. 정 회장은 최근까지도 개성공단 개발과 금강산 육로관광 사업을 위해 미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하고 육로를 통해 북한을 다녀온 데 이어 평양체육관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평소 소탈하고 사려 깊은 성격으로 조직의 효율성과 상하간 의사소통을 중시한 정 회장이나 업무에 관해서는 `불 같은` 성향도 강했던 것으로 현대 관계자들은 말한다. 동창들 중에는 정 회장이 남 앞에 나서기를 싫어해 한때 `촌색시`, `촌닭`으로 불렸을 만큼 다소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정 회장은 취미로 스키와 테니스를 즐겼으며, 유족으로는 부인 현정은(현대상선 현영원 회장의 딸)씨와 1남 2녀를 남겼다.
정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씨는 한때 현대상선 회장을 지냈던 현영원씨의 딸로 현영원씨는 신한해운 회장을 지냈으나 사돈관계를 맺은 후 신한해운은 현대상선에 흡수됐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