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교도들의 반란을 기대하며 이라크의 자중지란을 유도하겠다던 미ㆍ영 연합군이 오히려 스스로 총제적인 적전분열(敵前分列)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파월 국무장관 사이의 갈등설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과 야전 사령관들 사이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군과 영국군 사이에서도 심각한 갈등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31일 외신들에 따르면 개전 12일째 들어간 현재 미국의 전술이 영국과는 상반되게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엔의 승인 없는 이라크전에 반대해 내각에서 사임한 로빈 쿡 전 영국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쟁준비를 서툴게 했다”고 비난한 뒤 “영국군이 미국 정치인들의 실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언론들도 연일 미국의 불합리한 전술을 영군군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되는 시간이 올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미군의 `오인 공격`으로 영국군이 사망하면서 영국군들은 미군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스릴감에 젖어 있는 카우보이`로 비유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 이날까지 미군의 오인 사격은 벌써 다섯번이나 발생했다.
전장 현장의 미군 지휘부와 펜타곤(국방부)의 정책 결정자들간 불협화음도 심각하다. 일부 전투 지휘관들은 바그다드 대공습을 축으로 세워진 현재의 단기전 플랜에 대해 전술적 오류를 지적하며 전략 변경을 강력 요구하고 있지만 펜타곤은 꿈적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타임스는 현역 미군 장교들이 이라크에서 지상 병력을 부적절하게 배치했다는 잘못을 들어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그의 보좌관들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