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간세포가 손상돼 죽는 원리를 밝혀냄에 따라 간경화 등 간질환 치료에 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약학대학 김상건(사진) 교수 연구팀이 간세포가 죽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간세포가 손상될수록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핵수용체(FXR) 작용이 줄어들어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특정 마이크로RNA(작은 리보핵산)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마이크로RNA가 늘어나면 항산화ㆍ항암에 기여하는 단백질(LKB1)도 줄어 간경화증이 악화된다. 연구팀은 핵수용체 FXR를 활성화시켜 마이크로RNA의 양을 줄이면 간 손상을 막아 간경화 등 간질환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간경화증은 간세포의 섬유화가 원인인데 손상된 간세포가 죽고 그 주변에 불필요한 단백질(섬유소)이 축적되는 현상이다. 처음에는 세포의 양이 줄다 악화되면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간부전에 이른다.
김 교수는 "기존 연구는 간세포에 섬유소가 쌓이지 않게 하는 데 집중했으나 우리는 보다 근원적으로 간세포가 죽는 원리를 밝혀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간섬유화(경증)와 간경화증(중증)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지난달 18일 국제학술지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