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2월 20일] 섬유산업과 막걸리 열풍

12월이다. 여기저기서 한 해를 정리하며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고 회포를 풀자며 송년회를 하자고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주 못 보는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인데 요즘은 크고 작은 모임에 어김없이 막걸리가 등장한다.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막걸리 열풍이 한때 바람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웰빙 문화와 더불어 서민적이고 몸에도 좋은 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막걸리 산업이나 섬유 산업은 우리 조상들의 먹고(食) 입는(衣) 삶의 한 형태로 태동된 전통산업이다. 최근에는 웰빙ㆍ건강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산업의 활력이 더해지고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한 고기능에 패션성을 가미해 일상생활에서도 착용 가능한 아웃도어 웨어, 자체 열을 발산해 보온 효과를 높인 발열 내의, 걷기 열풍에 따라 한국인 체형에 맞춰 개발한 워킹화 등 소비자의 니즈를 잘 반영한 수많은 새로운 제품들이 매일매일 시장에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국내 섬유산업은 원사에서 직물ㆍ염색ㆍ제품에 이르기까지 공정 전반에 걸쳐 인프라와 기술이 고루 발달된 강점을 활용하고 정보기술(IT)ㆍ나노기술(NT)ㆍ바이오기술(BT) 등 첨단 산업과 융합해 시장이 원하는 신소재 개발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지난 1987년 단일 업종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하고 2000년대 초까지 업종별 수출금액으로 1,2위를 다투며 수출 한국의 상징이었던 섬유산업과 1980년대 초까지 국내 주류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다 기술 개발과 주류 문화에 부응하지 못해 소주와 맥주에 그 자리를 내어 주다 몇 년 전부터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 막걸리의 역사는 서로 많은 공통점이 있다. 막걸리를 빚어 먹었던 그 시절부터 우리 조상은 물레로 실을 잣고 베틀로 명주와 무명을 짜서 옷을 지어 입지 않았을까. 역사적으로 동고동락한 막걸리와 섬유산업이 시대에 맞는 신제품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나란히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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