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오일쇼크 가능성에 대비해야

고유가 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어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테러를 비롯한 중동정세 불안에다 미국의 석유재고 감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은 배럴당 31센트 오른 41.08달러로 마감하며 83년 원유선물거래가 시작된 후 최초로 종가가 41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4일에는 41.38달러로 치솟아 42달러에 육박했다. 12일 런던석유거래소의 북해산브랜트유 6월물도 59센트 상승한 37.95%달러로 14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배럴당 73센트 오른 34.92달러로 치솟아 사상최고치에 근접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고유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테러불안 지속, 미국의 재고감소에 따른 원유수요 증가, 중국의 수요증대 등으로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은 올 여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차이나 쇼크로 가뜩이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이 같은 고유가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유가는 이미 우리 경제에 수입물가 상승을 통한 물가인상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본격화하기 전인 4월 중 우리나라 수입물가는 2001년 5월 이후 최고치인 8.2%나 올라 국내물가 인상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으로 고유가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수입물가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 속에 공공요금을 비롯한 각종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입물가가 이처럼 크게 상승할 경우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침체를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우려가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고유가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두 가지뿐이다. 최선의 대책은 전반적인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면서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차량10부제 등을 적극 검토하면서 사회 전반의 에너지 낭비요인을 제거해나가는 시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하나는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전환해나가는 한편 에너지 절감시설 및 고효율 건축기자재 등에 대한 세제혜택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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