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과도한 시중 금리 상승 경계해야

시중금리가 1년10개월 만에 5%대로 진입하면서 고금리 시대에 들어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의 경우 지난 28일에는 다소 주춤했으나 27일 5.01%까지 올라 2003년 12월4일의 5.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5월 중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3.61%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두어달 새 시중금리는 40% 이상 급등한 셈이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5.25%, 5.54%로 높아졌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이어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조치와 함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시중금리가 상승추세를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경기회복 가시화이다. 3ㆍ4분기 4.4% 성장을 기록한 우리 경제는 내년 상반기 5%선까지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금리상승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회복세 확산과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 등 시중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워낙 많아 은행ㆍ보험사 등이 채권 매수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최근의 금리상승 추세는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앞으로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물가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금리상승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시중금리가 지나치게 오를 경우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산업생산이 크게 증가해 경기확산이 실물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기업 설비투자는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 최근의 경기회복을 마냥 낙관해도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경기상황과 미국을 비롯한 대외경제여건 변화에 상응한 어느 정도의 금리상승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아직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시중금리가 지나치게 오를 경우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게 된다는 점에서 유연한 통화정책이 요구된다. 모처럼 살아나는 경기가 금리 때문에 다시 주저앉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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