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질투하는 한 사내가 있다. 네브라스카 촌 동네 출신의 이 사나이가 주식시장에서 지금까지 번 돈이 420억(약 42조)달러라는 얘기를 듣는다면 누구나 시샘하지 않을 수 없다. 금세기 최고의 투자자, 오마하의 현인,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인, 투자의 귀재 등등. 세계 2위의 갑부로 알려진 워렌 버핏에 대한 수식어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게 주식 시장의 생리. 주식시장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누구나 쉽게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면 이런 질투와 모방은 그저 일회적인 것일 수 그칠 수도 있다. 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달리는 주식시장에서 벌어들였던 돈은 모두 날리고 오히려 적지 않은 손실을 떠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투자 법을 새삼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다. 흔히들 워렌 버핏의 투자 전략을 ‘매수 후 보유’로 잘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지배구조와 수익성이 좋으면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도 지닌 알짜 기업 주식을 사서 5년이고 10년이고 들고 있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한 헤지펀드 전문가 제임스 알투처는 이 ‘워렌 버핏 실전 투자’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그의 투자 방식에 대한 통념을 깨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워렌 버핏이 최근 15년동안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70년대 초기와 80년대의 그의 투자 방법을 될 성 부른 새싹 주식을 사 들고 버티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투자 자산 규모가 늘면서 그는 더 이상 매수 후 보유라는 단순한 전략만을 고집하고 있지 않다. 합병 차익 거래, 상대가치 차익거래, 상장주식 민간 투자, 정크 본드 투자 등 일반 투자자 귀에는 다소 생소한 다양한 투자 기법이 그의 투자 교본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상품에 대한 투자와 채권 차익 거래 등 주식 외에도 관심을 두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다양한 투자 기법을 아우르는 그만의 투자 철칙을 무엇일까.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이란 개념을 내세운다. 이는 워렌 버핏 만의 트레이드 마크는 아니다. 그의 정신적 스승인 벤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쓴 ‘증권분석’이란 책에 등장하는 이 복잡한 안전 마진이란 개념을 요약하면 청산 가치와 현재 거래되는 주가의 차이를 의미한다. 안전 마진 전략이란 한마디로 투자 원금을 잃을 가치가 적은 주식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실제로 최근 버핏이 구사했던 단기 거래에서 이 안전 마진 원칙이 어떻게 적용됐는지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이 같은 버핏의 투자 원칙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확인하는 대목은 흥미 넘친다. 이 책을 보고 버핏의 최근 투자 전략을 그대로 따라 하기란 물론 쉽지 않다. 차익거래 등 최근 그가 구사하고 있는 다양한 전략을 사실 적지 않은 자금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쌈짓돈 수준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이들에겐 그저 참고 사항일 뿐이다. 하지만 투자의 귀재의 다양한 투자 원칙을 엿보는 재미는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