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익성악화 제지업계 '변신' 바람

수익성악화 제지업계 '변신' 바람 제지업계가 올 하반기 이후 수출부진, 내수공급과잉, 덤핑에 의한 과당 경쟁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최대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 분야로 업종 다각화를 시도하거나 아예 업종전환을 선언, '엑소더스(대탈출)'하는 회사가 잇따르고 있다. 2년 가까이 제지회사라는 간판으로 영업활동을 해온 대원제지(대표 김인선)는 최근 임시주총을 갖고 수권자본금을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유상증자를 실시해 정보통신사업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컴퓨터 주변기기 판매회사였던 대원제지는 곧 사업목적과 사명까지도 바꿀 수 있게 됐다. 증자가 이뤄질 경우 사명변경에 반대했던 김영직 전 사장의 지분율(현재 34%)에 상관없이 정관변경을 할 수 있게 된다. 대원제지는 내년 초 정기주총 때는 제지업종이라는 간판을 완전히 내리고 회사이름도 정보통신회사에 걸맞는 이름을 갖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이귀호 이사는 "지난해 관리종목에서 탈피하면서 제지관련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정보통신업종으로 사업을 전환하기 시작했다"며 "제지분야는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야 하고 펄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등 사업전망이 밝지않아 신규 경영진들에 의해 업종 전환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대원제지는 네트워크 장비업종의 벤처기업에도 투자하는 등 정보통신 업체로 탈바꿈하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 한달여 동안 최대주주가 두차례나 바뀐 중앙제지(대표 변명섭)는 지난 1년간 업종다각화에 성공,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코팅 마니라판지를 생산하는 제지업종에 속하고 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정보통신업체와 한국선물거래 등에 꾸준히 투자하며 업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중앙제지는 제지분야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지만 정보통신부문, 금융부문에 대한 강화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미 제지업체라기 보다는 정보통신업체등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업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앙제지의 황의식 이사는 "제지업종은 이미 업체 포화 상태며 내수 경쟁 또한 심해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사업 다각화를 좋지 못한 시각으로 보는 눈도 있지만 다는 차원에서 보면 사업 전망이 좋은 부문에 투자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업 다각화와 업종 전화에 눈을 돌리는 제지업체가 느는데 대해 업계에서는 겉으로는 못마땅한 표정을 하면서도 내심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동안 제지업체가 경쟁력 강화보다는 무리한 투자를 통해 과당경쟁 체제로 바뀌면서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 수출물량이 뚝 떨어지고 내수에서도 업체간 덤핑경쟁에 휘말려 제살파먹기식 마케팅 전략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 제지업체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대부분의 제지업체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업종다각화와 업종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회사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는 것은 현 제지업계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병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