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FRB 표현 하나에 美증권시장 요동

'실수' 해명 불구 '속마음 드러낸 것' 분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일(현지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중요한 문장이 '실수로' 생략돼 주식시장이 요동을 쳤다. FRB는 이날 금리인상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대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3%로 또다시 0.25% 포인트 인상했다. FOMC는 성명에서 "기저에 있는 인플레가 억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원회는 정책 조정이 '신중한 속도'로 제거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혀 FRB가 앞으로도 0.25% 포인트 인상이라는 '신중한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급격한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며 강보합세를 보이던 뉴욕증시가 갑자기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FOMC의 성명을 자세히 들여다 본 월가 전문가들이 이번 FRB의 성명에 3월 성명에 들어있던 중요한 대목이 빠져 있음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요동을 쳤다. 문제의 문장은 '장기적인 인플레 전망은 잘 억제되고 있다(Long-term inflationexpectations well contatained)'는 대목. 투자자들은 FOMC가 성명에서 이 문장을 제외한 것은 지난 3월에 비해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하고 있으며, 따라서 향후 FOMC 회의에서는 금리인상이 좀 더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며 급히 매도에 나선 것이다. 주식시장이 이처럼 요동을 치자 FRB는 거래 마감 5분전 급히 성명을 내고 "문제의 문장이 누락된 것은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실무 직원의 실수에 의한 것일 뿐 FOMC의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것. 월가 일각에서는 그러나 FRB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FOMC가 문제의 문장을 삭제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제 FRB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지만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이 과잉반응을 보이자 서둘러 해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RBS 그린위치 캐피털'의 스티브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생략된 문장을 추가했다고 해서 'FRB가 성장둔화 보다는 인플레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나의견해를 고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FOMC의 이날 성명 내용을 분석한 월가 전문가들은 FRB가 앞으로도 당분간금리 0.25% 포인트 인상이라는 '신중한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JP 모건 자산관리의 앤터니 찬 이코노미스트는 "FOMC는 향후 회의에서도 금리를인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을 수도 있지만이것이 FRB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시카고의 이코노미스트 칼 테넌바움도 "FRB의 성명은 0.25% 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라면서 "FRB가 6월과 8월 회의에서도 금리인상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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